지난달 국내외 금리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움직임 우려 속에 글로벌 증시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술 성장주가 힘을 쓰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이들 주식의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현재 가치로 환산한 미래 가치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기에는 어떤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 8일 본지가 6개 자산운용사에 금리 인상기에 투자할 만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받은 결과 해외 탄소배출권과 부동산,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했다. 이들 ETF의 투자 자산이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 성장주와는 다른 가격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투자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그래픽=박상훈

◇증시 약세 속 선전한 배출권 ETF

지난달 코스피는 10.6%, 코스닥 지수는 15.6% 하락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5.3%, 나스닥 지수는 9% 하락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 ETF의 가격은 11.4% 올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 ETF도 5.3% 올랐다.

탄소배출권은 주식과 채권 등 기존 전통 자산과는 다른 가격 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ETF에 투자하면 분산 투자 효과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앞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유럽은 주로 탄소배출권을 활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는데, 유럽 내 탄소배출권 공급은 향후 10년간 매년 4% 이상 감소하면서 장기간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며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 전략팀장은 “에너지 가격과 연동이 되는 탄소배출권은 원자재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와 부동산·인프라펀드에만 100% 투자하는 ETF인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을 추천했다. 주식에 투자하는 ETF와는 다른 가격 흐름을 보이면서, 소액 투자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펀드 배당금(분배금)은 300원으로 주식의 배당수익률에 해당하는 분배율이 5.3%였다.

다른 운용사들은 국내외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했다.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ARIRANG 고배당주의 지난달 수익률은 -1.7%였는데,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이 ETF에는 금융주가 65% 이상 편입되어 있어 금리 상승기 투자에 적합하다”며 “과거 금리 상승기에도 코스피 대비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었다”고 했다.

◇급락한 메타버스 ETF는 어떻게?

기술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ETF는 지난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4종목의 가격은 지난달 19~24% 하락했다. 주로 미국 등 해외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목 역시 지난달 가격이 13~19% 하락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지난달 메타버스 ETF의 급락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다시 투자할 시점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은 “현재 메타버스 ETF의 가격 하락은 해당 산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금리 인상, 긴축 시그널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성장주의 주가 조정이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것도 지난달 가격 하락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운용사들은 “올해부터 메타버스 산업의 영역이 게임 산업 외에 광고, 소셜커머스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메타버스 ETF의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부장은 “메타버스는 잠깐 유행하는 주식 시장 테마가 아니라 현재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기술 진보’를 아우르는 메가트렌드”라며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는 앞으로 주식 시장을 이끌어 나갈 주요 테마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