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분할 전 시가총액이 최대 70조원이었는데 두 회사로 쪼개고 나서는 지금 시총이 170조원이나 됐잖아요. 만약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부문만 떼어내서 둘로 쪼갠다면 어떻게 될까요?”
1000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가 물적분할을 한다면’이란 주제가 이슈다. LG화학이 물적분할한 이후에 시가총액이 급증하자, 삼성전자도 반도체와 비반도체로 나누면 시총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하는 궁금증이다.
물론 삼성그룹이 (여러 이유로) 물적분할을 추진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투자자 입장에선 궁금하긴 하다. 작년부터 한국 증시에서 물적분할을 진행한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해서 분할 후 삼성전자의 예상 시총을 계산해 봤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은 반도체 부문이 35조원, 나머지는 23조원이다. 반도체 부문의 주가수익비율(PER, 높을수록 고평가)은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인 대만 TSMC의 PER(30배)에 30% 할인한 21배를 적용하면 735조원이고, 비반도체 부문은 한국 시장 평균 PER인 10배로 계산하면 230조원이다. 삼성전자를 두 개로 분할한 다음의 두 회사 시총을 합치면 965조원.
2월 현재 시총 500조원(우선주 포함)인 삼성전자가 물적분할이라는 마술 지팡이를 휘두르면, 그 순간 단숨에 965조원까지 덩치가 커지게 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주식을 31조원 넘게 사들인 개인 주주들은 ‘도대체 주가는 언제 오르냐’면서 답답증을 호소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1조4187억원)였는데, 평균 수익률은 -2.1%에 그쳤다.
설 연휴가 지난 지금도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3% 오른 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52주 신저가(6만8300원)와 불과 5200원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떠오른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바람에 삼성전자 주가가 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인 회사원 박모씨는 “상장사들 목표 주가를 따질 땐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철저히 따지면서 LG화학 밑에 있을 때 적자 투성이였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왜 그러지 않느냐”면서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폭증하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지금 LG엔솔의 시총이 적정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힘입어 올해 그룹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해 SK그룹을 제치고 30대 그룹 중 2위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