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색 주가 그래프는 SARK이고 아래 보라색 주가 그래프는 ARKK다. SARK는 ARKK 보유 주식들에 공매도를 치는 ETF다. 지난해 11월 9일 출시 첫날 30.75달러에 마감했던 SARK는 18일 44.83달러로, 출시 이후 46%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ARKK는 40% 가까이 급락했다.

이 신상품이 작년 11월에 처음 나왔을 때,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월스트리트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돈을 벌려면 잔인해져야 한다. 바로 SARK 얘기다.

SARK는 미국 터틀 캐피털 사가 만든 상장지수펀드(ETF)다. 국내에서 ‘돈나무 누나’라고 부르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최고경영자)의 추락에 베팅한다. 티커명 SARK는 Short ARKK(ARKK 공매도)를 뜻한다.

캐시 우드 CEO의 주력 상품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이하 ARKK) 수익률이 1% 오르면 1% 하락하고, 1% 하락하면 1% 오른다. 기초 자산 가격이 내려야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품인데, 지수가 아니라 액티브 ETF를 대상으로 한 인버스 상품은 SARK가 세계 최초다.

지난해 11월 9일 출시 첫날 30.75달러에 마감했던 SARK는 18일 44.83달러로, 출시 이후 46% 올랐다.

18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SARK는 4.13% 상승해 44.8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9일 출시 이후 최고치다. 출시 이후 두 달 남짓인데도 수익률이 45.8%에 달한다.

성과가 좋아지니 덩치도 쑥쑥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 출시 초기만 해도 500만달러(약 60억원)에 불과했던 SARK 순자산은 현재 1억5000만달러(약 1790억원)로 2900% 급증했다.

SARK를 만든 터틀 캐피털의 매슈 터틀 CEO는 “캐시 우드의 ARKK가 투자 중인 수익성 없는 혁신 기업의 현재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면서 “ARKK가 투자 중인 종목들의 공매도에 참여하기 어려워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SARK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상품이 나왔어도 캐시 우드 CEO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게 시장을 만드는 것 아니겠어요? ARKK 공매도 ETF라는 신상품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요”라고 했다.

한때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려 국내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칭송받았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그가 운용하는 ARKK는 작년 초만 해도 해외주식 계좌의 필수품이었다./연합뉴스

그런데 ARKK 성과를 반대로 따라가는 SARK의 성과가 좋았다는 얘기는, ARKK가 같은 기간 성과가 나빴다는 의미다.

지난 2020년 수익률이 156.61%에 달했던 ARKK는 지난해 -23.4%를 기록해 고전하고 있다. 18일 뉴욕 증시에서 종가는 76.91달러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역대 최고가(작년 2월 159.7달러)와 비교하면 52% 하락해 반토막났다. SARK 출시 이후 ARKK 수익률은 -37.7%로 부진하다.

캐시 우드 CEO는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주식시장 중심축이 바뀌면서 아크 ETF 투자자들이 대부분 시련을 겪고 있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라며 “내 퇴직금뿐만 아니라 개인 자산의 절반 이상을 회사 ETF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전자 분석, 블록체인, 로봇 공학, 인공 지능 등 주로 미래 혁신 성장주에 투자하는 ARKK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타격을 입고 있다. 수익률이 내리막길을 걷자 돈도 빠져나가고 있다. ARKK는 한때 자산 규모가 280억달러(약 33조4000억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반토막난 상태다. 실제로 ARKK는 작년 초 한국 서학개미들의 탑5 종목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50위 내에 들지도 못한다.

대형 증권사 소속 A씨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빨라지면 ARKK 수익률은 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돈나무 누나라고 불렸던 캐시 우드 CEO가 앞으로는 빚나무 누나라고 불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캐시 우드 CEO는 당당하다. 그는 이달 초 진행한 월간 투자 세미나에서 “투자자들이 5년 뒤의 미래는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미래를 바꿀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평소 철학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8일 기준 ARKK의 상위 보유종목. 테슬라, 텔라독, 줌, 로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