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언론은 도요타의 아키오 사장을 찬양하느라 난리입니다. 일부 매체는 신격화할 정도랍니다.”(A운용사 대표)

5일 여의도 증권가에선 일본 증시 대장주인 도요타 자동차의 사상 최고가 소식이 하루 종일 화제였다. 일본 기업인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본토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가장 많은 자동차(233만2000대)를 팔아 1위 자리에 올랐다. 도요타가 미국 시장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은 주가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이날 도요타는 전날보다 2.6% 오른 2292엔에 마감했다. 1949년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다. 시총 1위 대장주인 도요타의 주가 상승으로 이날 닛케이평균도 전날보다 0.1% 올라 2만9332.16에 마감했다. 한국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전부 부진했는데, 나홀로 선전했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소비자들이 ‘도요타=일본’으로 생각하는 가운데, 아키오 사장은 위기의 도요타를 살려낸 살아있는 신화 속 인물로 대접받고 있다”면서 “아키오 사장에 대한 리더십이 시장에서 재평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주가 오름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오 사장은 도요타의 창업자인 도요타 기이치로(豊田喜一郞’)의 손자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 취임했다. 미국에서 1000만대의 대량 리콜 문제가 터졌을 때 그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사과하면서 책임지는 리더십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도쿄에서 회사의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아키오 사장./연합뉴스

다만 벌써부터 후계자 얘기가 나오는 등 은퇴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아키오 사장은 지난 2020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내게 아이디어가 있으니까, 되레 ‘상담하러 오세요’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직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보고 내가 분하지 않고 수긍하게 될 때 은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직원들과의 아이디어 경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김기주 대표는 “일본 현지에선 도요타의 미국 판매량 1위와 신고가 행진 등을 집중 보도하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라며 “도요타는 미래 신성장 산업인 자율주행(AI), 친환경(전기, 수소), 로봇 등을 모두 아우르는 일본 증시의 1등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팁 : 한국에서도 도요타 주식을 살 수 있다. 단 일본은 100주 단위로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37만원은 투입해야 주주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날 국내 자동차 업종도 상승세를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관련 회사들로 구성된 KRX 자동차 지수는 0.95% 올라 업종 상승률 3위에 올랐다(1위 보험, 2위 철강). 현대차·기아는 미국 진출 35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 혼다를 제치고 판매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신고가 행진 중인 도요타에 비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주가에 국내 자동차 회사 주주들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현대차 장기 주주인 회사원 이모씨는 “최근 1년간 도요타는 주가가 47% 올랐는데 현대차는 5% 올랐다”면서 “도요타 뿐만 아니라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1년 내내 상승세인데 현대차만 1년 내내 하락이라니 대한민국 주식이라서 그런 것이냐”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