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부각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소재인 배당주 투자. 은퇴를 앞둔 5070세대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그래픽=박상훈 기자

배당주 세계의 주도권은 5070 시니어 세대가 쥐고 있다. 1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주들에게 지급된 주식 배당금의 74%를 5070이 받아갔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조2042억원을 받아 가장 많이 수령했고, 그 다음이 70대(1조9264억원), 60대(1조7037억원) 순이었다.

이처럼 인생 후반전에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재테크가 바로 배당주 투자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주식시장에서 쓴맛과 단맛을 다 체험하고 나면 비로소 그 진가를 깨닫게 되는 것이 배당주라는 말이다. 길어진 노후, 오피스텔 월세보다 우량주 배당금으로 미래를 설계해 5070 ‘배사빠(배당과 사랑에 빠지다)’가 되고 싶은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전략을 소개한다. 배당을 노릴 수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얻을 수도 있는 양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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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보다 벚꽃 피는 봄에 사라

50대 일산 왕개미 A씨는 배당주 투자를 하면서 배당보다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을 더 높게 본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겨울이 되기 전에 미리 배당주를 사두고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배당을 받고, 주가가 오르면 매도 차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A씨의 배당주 투자 전략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거꾸로다. 그는 “통상 배당주는 찬 바람이 부는 11~12월에 사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심리가 주가에 선반영되기 때문에 주가가 미리 많이 오르고 배당락 후에 주가가 더 많이 빠질 수 있다”고 했다. 11~12월 배당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지각 투자라는 것이다. 그는 “평균 10% 수익 목표로 배당주 투자를 한다면, 해를 넘기고 내년 1~3월을 노려 매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배당을 한 것이 확인된 종목을 벚꽃이 피는 봄에 저가에 사서 연말에 팔면, 연평균 10% 수익은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 넘는 주식 투자 경험을 토대로 만든 벚꽃 매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그는 고배당주(은행주, 통신주, 지주회사, 리츠 등)를 20여 개 뽑아서 따로 관리한다고 했다. 배당 수익률 대비 주가가 현저하게 하락하는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A씨는 “초고배당주일수록 연말에 배당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12월 말일 배당락이 지나면 고배당은 더 이상 매력 포인트가 되지 못하므로 연초에 이 종목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저가 매수 기회를 잘 낚아서 연말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조언했다.

증권 고수로 알려진 박민수(샌드타이거샤크)씨도 A씨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 박씨는 “이미 12월 중순이 지나가고 있기에 지금 고배당주를 산다고 해도 크게 먹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고배당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차익을 실현할 것인지부터 정하고, 긴 호흡에서는 배당락 이후 다음 해 1월 초에 추가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연말 배당으로 안정적 수익을 얻는다고 해도 주가가 더 많이 빠져 버리면 단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주도 장기 투자

투자 고수들은 매년 배당을 앞두고 12월에 뒤늦게 배당주 투자를 시도하는 것은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배당 뉴스에 혹해서 잘못 매수하면 상투만 잡고, 배당락 손실만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배당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이미 일찍 진입해서 내 물량을 고가에 받아줄 초보 투자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 투자로 접근한다면 이런 시간 차 투자의 약점을 극복하고도 남을 만큼 안정적이고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자 B씨의 7년 전 배당주 투자 포트폴리오를 NH투자증권이 계산해 봤다. 총 1억4000만원을 삼성전자, 신영증권, 메리츠화재, SK, 삼성카드, 효성, KT&G 등 7종목에 2000만원씩 투자했다. 7년을 기다린 B씨가 챙긴 작년 배당 수익률은 8.3%. 배당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 수익률도 83%에 달해 계좌 평가액은 약 2억5600만원(배당금 제외)으로 커졌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주당 배당금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라면 일회성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주가와 배당금의 꾸준한 상승을 노리면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코스피 배당 수익률은 2%대 초반으로 아직도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인 만큼, 글로벌 ESG 트렌드에 맞춰 앞으로 상승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