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중간 지주회사인 현대홈쇼핑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중복 상장을 해소하기로 했다. 또 10개 계열사가 현재 갖고 있는 자사주를 전부 소각하기로 했다. 이 경우 그룹 내 전체 계열사 13곳 중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구조)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예고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이례적 행보는 중복 상장을 해소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는 선택이어서 산업계와 상장 기업 전반에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상장 폐지를 통한 중복 상장 해소는 2022년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상장 폐지하고 메리츠금융지주로 단일화한 선례가 있다. 이후 메리츠금융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르면서 기업 지배 구조 개선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1일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홈쇼핑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 체결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 현대홈쇼핑은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SK(21개)와 삼성그룹(17개) 다음으로 상장사가 많은 기업으로 꼽히는 현대백화점그룹(13개)이 지주사 중심으로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지배 구조가 단순화되면 모회사와 자회사 주주 간 이해 충돌이 줄어들면서 의사 결정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보유한 현대홈쇼핑 주식과 잔여 주식 전부를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주주들에게는 현대홈쇼핑 주식 1주당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 6.3571040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이에 반대하는 주주는 현대지에프홀딩스 9383원, 현대홈쇼핑 6만709원에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이날 현대백화점그룹의 중복상장 해소, 자사주 소각 발표 이후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전일보다 5400원(8.06%) 높은 7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