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이모(40)씨는 겨울 제철 음식인 방어회를 먹으려고 횟집을 찾았다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초에 왔을 땐 2인분에 6만원대였던 방어회가 8만원으로 올라 있었던 것이다. 이씨는 “겨울 별미로 한 번씩 먹던 방어회 가격도 이제는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방어 경매 낙찰가, 1년 전보다 80% 올라
최근 겨울 제철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방어의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1월 둘째 주(1월 12~17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거래된 방어의 경매 낙찰가는 1㎏당 평균 2만100원으로 집계됐다. 전주였던 1월 첫째 주(5~10일·2만원)보다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전년 동기 평균(1만1400원)과 비교했을 땐 무려 80% 증가한 수치다. 방어는 수협노량진수산이 매주 시세 변동을 집계하는 15개 어종 중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이 회로 먹는 것을 좋아하는 광어의 낙찰가(1㎏당 2만3600원)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고, 최근 값이 뛴 고등어 낙찰가(1㎏당 6100원)가 50% 오른 것과 비교했을 때도 유난히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이다. 횟감으로 많이 쓰이는 동해산 활방어는 지난 1~22일 1㎏당 평균 2만4000원에 낙찰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낙찰가는 1만7900원 수준이었다. 1년 만에 34%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활방어는 경매일에 따라 낙찰가 상단이 최고 3만~4만원까지 형성되는 경우도 많은데, 소매 가격이 낙찰가의 150~200% 수준으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 부담은 훨씬 더 커진다.
◇방어회 찾는 이는 많은데, 온난화로 공급 불안 커져
수산업계에서는 방어 가격이 오른 이유로 기후 온난화로 인한 공급 불안을 첫째로 꼽는다. 지난해 여름 장기간 이어진 폭염과 고수온, 적조 현상 등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양식 어류 피해가 발생하면서 방어 양식 여건이 악화된 데다, 자연산 방어가 많이 잡히는 겨울철에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2도 가량 높게 유지되면서 방어가 연안으로 충분히 접근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겨울 잦은 풍랑도 공급 불안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제주·강원·경남 해역에는 2~3일 간격으로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는데, 이로 인해 방어 조업이 큰 차질을 빚은 것이다. 제주산 방어의 대다수를 유통하는 모슬포수협이 지난 11~12월 어민에게서 수탁받아 판매한 특방어(8㎏ 이상)는 약 5200마리로, 1년 전(약 1만2000마리)의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지난 1~17일 노량진 수산시장에 입하된 방어는 2만2465㎏ 수준이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5만6705㎏)보다 6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겨울철 별미로 떠오른 방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방어 수입량은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일본산 방어 수입량은 2022년 2692톤이었는데, 2023년 3238톤, 2024년 6049톤, 지난해 6479톤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일본산 방어 역시 현지 조업 부진과 기후 영향으로 가격이 급격히 올라, 국내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일본산 활방어 수입량(6479톤)은 전년보다 7.1%가량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8082만1000달러로 전년(5490만달러) 대비 47%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