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과 균일가 판매점 다이소 등이 자체 브랜드(PB) 옷을 만들거나, 패션 전문 기업과 협력해 전용 매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의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의류 상품과 판매 플랫폼이 유통 업계 전반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형 의류를 의류 전문 메이커보다 싸게 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내세우는 게 특징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첫 의류 PB 상품으로 ‘세븐셀렉트 티셔츠’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편의점 업계 최초로 캐시미어 혼방 니트 상품을 내놨다. 캐시미어(5%)와 모(5%)를 비롯해 폴리에스터와 아크릴이 혼방된 상품을 3만2000원에 판매했다. 회사 측은 “4월 의류 상품 출시 후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작년보다 2배로 증가했다”며 “편의점이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 중인 만큼 고급 소재인 캐시미어가 함유된 의류 상품까지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GS25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을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주소비층인 10~30대와 소비층이 겹치는 무신사와 손잡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재킷과 팬츠·티셔츠·벨트·속옷·양말 등을 판매하는데 최근 2주간(10월 7~20일) 매출이 출시 초기(3월 5~18일)보다 187%가량 증가했다. 반소매 티셔츠와 양말, 속옷, 바람막이 재킷 등이 인기 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5000원짜리 맨투맨과 후드 티셔츠 등을 선보여 ‘초가성비 의류 열풍’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의류용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가 가성비 의류 제품 판매를 시작하자, 기존에 PB 의류 제품을 판매하던 대형마트는 판매가를 낮췄다. 이마트는 지난달 의류 PB ‘데이즈’(DAIZ)를 통해 9900원짜리 ‘The 부드러운 니트’를 출시했다. 2023년만 해도 1만원대에 판매되던 상품의 판매가를 38% 낮췄다. 작년 여성용 니트 출시 후 여성 의류 매출이 18%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아 올해는 남성용 니트와 플리스 집업 점퍼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홈플러스도 의류 PB ‘F2F’를 통해 플리스 재킷과 조끼, 속옷 등을 내놨다. 대표 상품은 오리털 경량 조끼로 가격이 2만9900원이다.
업계에선 유통 업계가 전국의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접근성’과 대량생산을 통한 ‘가성비’를 앞세워 새로운 수익 창출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