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 지마켓(G마켓)이 연 7000억원을 투입해 향후 5년 내로 거래액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또 글로벌 진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분야에서 중국 알리바바와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쿠팡과 네이버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사실상 양분된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1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다.

지마켓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6년을 오픈마켓 선도 혁신 기업으로의 부활을 위한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마켓은 초기 비용으로 연 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마켓 로고

이날 지마켓은 ‘글로벌-로컬 마켓’을 목표로 내세웠다. 국내와 해외 시장을 잇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지마켓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는 “지마켓이 다시 한번 국내 1등 오픈마켓으로 올라서기 위해 ‘국내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라는 두 축의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알리’ 통해 5년 내 200국 진출

글로벌 확장에서는 알리바바와 협력한다. 지마켓이 알리바바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밝힌 것은 작년 말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조인트벤처(합작 회사) 설립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합작 법인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지마켓은 알리바바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마켓은 현재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시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5국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다. 라자다는 동남아 전역에 걸쳐 소비자 1억6000만명을 보유한 플랫폼으로, 지마켓은 여기에 상품 총 2000만개를 공급하고 있다.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지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지마켓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가 지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마켓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향후 남아시아 지역과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7년까지 북미, 중남미, 중동 등으로 뻗어 나간단 계획이다. 지마켓은 5년 내 연간 거래액 1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신규 고객 수억 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제임스 장 대표는 “5년 내 200여 국가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지마켓이 해외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주요 상품은 K뷰티, K패션, K푸드 등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브랜드’ 상품이 될 전망이다. 지마켓은 물류, 관세, 고객 응대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절차를 셀러 대신 수행해 국내 셀러가 해외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돕는다는 방침이다. 지마켓 측은 “국내 셀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해외 상품도 늘린다. 지마켓은 알리바바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과 조달(소싱)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유럽 등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약 100만개(SKU) 상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기반 초개인화 기술에 투자

지마켓은 AI 활용에 연 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투자는 주로 알리바바가 축적한 우수한 AI 기술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AI 기술 기반의 초개인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고객의 달라진 행동 패턴을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반영해 개인별 맞춤도가 높은 상품 추천과 광고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그 출발점으로 지마켓은 내년부터 단순한 텍스트 외에 느낌, 감각 등 비정형 데이터를 포함한 ‘멀티모달 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멀티모달 검색은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로 검색해도 적합한 상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지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지마켓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대표가 지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마켓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지마켓 측은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지마켓의 고객 정보는 지마켓이 단독 관리한다”며 “AI 학습을 위한 빅데이터도 독립적인 클라우드에서 관리하고 있고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전송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통합 운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지마켓을 함께 운영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당시에도 이러한 조건이 있었고 이를 지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셀러 지원·할인 행사도 강화

지마켓이 투입하는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셀러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신규 셀러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지마켓의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 등 대형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들어가는 고객 할인 비용을 지마켓이 전액 부담하는 데 3500억원이 투입된다. 할인 쿠폰에 붙던 별도 수수료도 폐지해 연간 500억원의 셀러 부담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신규 셀러 모집에도 투자한다. 지마켓은 신규 셀러와 중소 영세 셀러 육성에 기존보다 50% 늘어난 연 2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입점 지원과 셀러별 맞춤형 조언을 할 전문 인력 100여 명도 채용한다. 신규 셀러를 대상으로는 일정 기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0) 수수료’도 도입할 계획이다.

고객 지원 규모도 작년보다 50% 이상 늘린다. 연간 1000억원 이상 투입해 정기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국내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와 협력해 신선 식품, 마트 장보기 서비스도 강화한다. 이마트 매장과 연계한 새벽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퀵 배송 서비스도 도입한다.

지마켓 장 대표는 “올해 말까지 플랫폼 체력 회복과 기본적인 체질 개선을 완료하고,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칠 것”이라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셀러와의 상생을 강화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주는 혁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