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스타필드마켓 킨텍스점에 있는 스포츠 브랜드 ‘데카트론’ 매장은 러닝화, 등산 가방, 아령 등 다양한 스포츠용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프랑스 브랜드인 데카트론은 1만원대 등산 가방, 10만원대 카본 러닝화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선보이며 ‘스포츠계의 이케아’로 불린다. 201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데카트론은 올해 하반기에만 킨텍스점을 포함해 5개 신규 매장을 잇달아 열며 3주에 1개꼴로 점포를 늘렸다. 다음 달에는 15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데카트론은 특히 330㎡(100평) 안팎 대형 매장이 대부분으로, 러닝화와 각종 운동 기구 체험존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한국 시장에서 확장을 위해 스타필드, 이마트 등 유통 업체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뉴노멀이 된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로 인한 내수 경기 불황 속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앞세운 가성비 브랜드들이 의류, 외식, 스포츠용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수도권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집객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새 흥행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광진구 애슐리퀸즈 구의 이스트폴점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접시에 담고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뷔페 식당 형태의 이 매장엔 3주 만에 2만명이 넘게 몰렸다. /이랜드이츠

◇역대 최고 매출 기대되는 애슐리퀸즈

외식 업계에서는 이랜드이츠가 가성비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를 앞세워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매장 수가 59개까지 줄었던 애슐리퀸즈는 올해는 115호점을 개점하며 2배 가까이 몸집을 키웠다. 매출도 2023년 2300억원에서 2024년 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애슐리퀸즈의 인기 비결은 가성비다. 평일 점심 1만9900원, 주말 2만7900원에 뷔페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부담을 크게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대안으로 떠올랐다.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 NHN 페이코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주요 업무 지구의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1만5000원, 여의도·서초 1만3000원 등으로 1만원을 훌쩍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몇 천원만 더 내면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애슐리퀸즈가 점심 회식이나 모임 장소로 각광 받는 것이다. 올해 스타필드 킨텍스점, 대구 이마트 월배점 등에 매장을 운영하며 가족 단위 외식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애슐리퀸즈의 인기 메뉴를 담아낸 즉석 섭취 식품 브랜드 ‘델리바이애슐리’도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뷔페에서 인기를 끄는 메뉴를 전문 셰프가 조리해 당일 판매하는데, 통닭(5990원)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3990원의 균일가에 판매한다. 올해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배 늘었고, 이를 제공하는 점포도 14개로 늘었다.

◇패션 대기업 부진에도 살아남은 SPA

올해 상반기 패션 대기업들이 따뜻한 겨울 날씨와 소비 침체로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스파오와 탑텐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파오를 운영하는 이랜드월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보다 4.6%, 영업이익은 8.9% 각각 증가했다. 패션 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다.

탑텐을 판매하는 신성통상은 지난해 매출 9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역시 대형 매장 중심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인천 트레이더스 구월점에 479㎡(약 145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고 창고형 할인점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등 매장 면적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품 진열을 넘어 탈의실과 휴게 공간, 아동 놀이 시설 등 편의 시설을 대폭 강화해 고객의 쇼핑 경험을 높인다는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