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고객이 입던 브랜드 의류를 매입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고급 브랜드 의류 위주의 백화점이 중고 의류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중고 의류 시장이 업계 추산으로 연평균 30%의 성장률로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고 의류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151개 의류 브랜드, 현대백화점은 130여 브랜드 제품이 대상이다. 각 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판매 신청을 하고 물건을 포장해 문 앞에 두면 택배사에서 수거한다. 양사 모두 2019년 이후 생산된 제품만 수거한다.

리세일 전문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 직원이 매입한 중고 의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 옷들은 검수를 거쳐 다시 중고 상품으로 판매된다. /마들렌메모리

의류는 검수 과정을 거쳐 매입 금액이 책정되고 책정된 금액만큼 각 백화점의 자사 포인트인 엘포인트(롯데)와 H포인트(현대)가 지급된다. 매입한 중고 의류는 리세일 전문 스타트업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중고 상품으로 다시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선 고객들이 쉽게 중고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신 자사 포인트를 지급해 자사의 다른 매장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고 의류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의류 플랫폼보다는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주로 거래돼 왔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고 의류 구매 경로로 중고 거래 플랫폼(79.2%)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고 의류 시장은 새 상품과 신상품 위주였던 백화점도 이젠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중고 의류 시장 규모를 5조원대로 추정하며, 2027년 전체 패션 시장에서 중고 의류의 점유율은 24.3%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고물가와 소비 부진이 지속되며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살 수 있는 중고 의류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매장에서 품절된 한정판이나 인기 상품도 중고 시장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