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이 오르며 오는 6일부터 출고가에 인상분이 반영돼 유제품 가격이 본격적인 인상된다. 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2023.10.05./뉴시스

국내 주요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흰 우유와 각종 유제품 값도 뛰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다른 상품과 달리 원유 값은 매년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낙농진흥회는 지난 1일부터 원유 가격을 L당 88원(8.8%) 올린 1084원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일부터 1L짜리 흰 우유 출고가를 대형마트 기준으로 3% 올린 2900원씩 받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밀크플레이션은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스크림 값부터 올랐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6일부터 끌레도르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제품의 대형마트 출고 가격을 300~500원 올리기로 했다.

최근 설탕이나 올리브유, 밀가루 등은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인도·유럽에 폭염이 덮치면서 작물 수확량이 크게 줄어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국제 가격이 급등했다.

반면 우유 가격 인상은 이 같은 공급난과는 무관하다. 수요가 줄어도 원유 생산비가 오르면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다. 국내 낙농가는 사료 값이 매년 올라 어쩔 수 없이 원유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1인당 36.5㎏에서 작년 26.2㎏까지 떨어졌다. 반면 우유를 활용한 유가공품 소비는 2001년 1인당 63.9㎏에서 2022년 85.7㎏으로 늘었다. 유가공품에 들어가는 우유는 대부분 수입해서 쓴다. 덴마크·폴란드산(産) 수입 우유가 국내 우유보다 40~50%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국산 우유 값 인상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다.

식음료 업체 관계자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원유 가격이 뛴 만큼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고물가에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우유는 빵·과자·아이스크림까지 영향을 미치는 품목인 만큼, 인상 폭과 시기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면서 “우유 값 인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