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아워홈에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2966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LG그룹 창업주의 3남이자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으로, 4남매 중 첫째다.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면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한 구 전 부회장은 약 1144억원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 아워홈은 현재 구 전 부회장의 막내(넷째) 동생인 구지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둘은 경영권을 둘러싸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구 전 부회장이 제안한 ‘2966억원 배당 요구’를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채택했다. 비상장회사인 아워홈은 지분 3%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의 주주제안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의안으로 상정해야 한다.

구 전 부회장의 요구액 2966억원은 2022년 아워홈 당기순이익(잠정 집계 250억여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또 아워홈의 현금성 자산 2240억원(2021년 기준)보다도 700억원 많은 금액이다. 구 전 부회장의 안건이 통과될 경우 회사는 경영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구 전 부회장에 맞서 아워홈이 안건으로 올린 배당 지급 총액은 30억원이다. 아워홈 안과 구 전 부회장 안 중 어떤 안건이 통과될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구 전 부회장이 가진 지분은 38.56%다. 막내 구 부회장과 그의 편에 선 언니 구명진씨(셋째)는 각각 20.67%, 19.6%를 보유하고 있어 합치면 40.27%다. 이대로만 보면 구 부회장이 유리하지만, 지분 19.28%를 갖고 있는 둘째 구미현씨가 변수다. 구미현씨는 과거 구 전 부회장의 손을 잡았다가 막내 편으로 입장을 바꾼 적이 있어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구 전 부회장은 2016년 아워홈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꾸준히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지급하는 비율)을 높여왔다. 2021년 보복 운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동생들로부터 밀려나 대표에서 해임됐는데, 다음해인 2022년 3월 회사를 상대로 1000억원대 배당을 요구한 적이 있다. 당시엔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의 안건이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