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부회장

24일 LG생활건강 CEO에서 물러난 차석용(69) 부회장은 지난 18년 동안 LG생활건강을 이끌며 17년 연속 매출·영업이익 증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취임 첫해인 2005년 1조원였던 회사 매출을 지난해 8조원대로 키워낸 그에겐 ‘미다스의 손’ ‘차석용 매직’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LG그룹뿐만 아니라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중 최장수 CEO이기도 했다.

고(故) 구본무 전 LG 회장이 LG생활건강 대표로 스카우트한 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2007년 코카콜라 음료를 시작으로 2009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더페이스샵, 2011년 해태음료를 인수해 외형 확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덕분에 지난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단행된 대규모 인사에서도 부회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시장 봉쇄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치면서 실적 하락을 겪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차 부회장이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초 임기 만료 시점은 2025년 3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