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가 고객 55만명이 추천한 조리법을 조합해서 만든 음료‘서머 픽 시트러스 블렌디드’(왼쪽 사진). 국순당과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한 ‘국순당 칠성막사’. /스타벅스코리아·국순당 제공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 8일 코미디언 엄지윤과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오리지널 도넛으로 크로플(크루아상+와플)을 만들고 그 위에 크리스피크림도넛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을 올려 즐기는 이른바 ‘아이스크림 크로플’ 조리법이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5일 고객 55만명 의견을 모아 음료 ‘서머 픽 시트러스 블렌디드’를 개발·출시했다. 지난 4월부터 고객을 상대로 재료, 맛, 색감을 고르게 하고 음료 이름까지 공모해 제품 조리법과 이름까지 정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의 기호와 개성이 담긴 조리법(recipe)을 담아낸 ‘모디슈머’(modify+consumer)’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다. 스스로 조리법을 소비자가 재창조해서 즐기는 것을 뜻한다.

최근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먹방’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유행한 조리법이 신제품에 반영되거나, 소비자에게 인기 조리법을 공유하는 이벤트도 많다. 반대로 소비자 의견을 모아 조리법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기생충’을 계기로 농심에서 ‘짜파구리’를 내놓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모디슈머 상품은 최근 음료, 라면, 디저트처럼 여러 식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달 1일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막걸리에 칠성사이다를 섞은 ‘국순당 칠성막사’를 선보였다.

폭탄주가 아예 기성품으로 나오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와 GS25의 ‘갓생폭탄맥주’다. 500mL 캔에 소주와 맥주가 혼합됐다. 소주 3분의 1잔과 맥주 2분의 1잔 비율로 섞였다.

모디슈머 조리법은 계속해서 새로워진다는 특징도 있다. 짜파구리 출시 이후에도 농심은 일부 PC방에서 판매하던 ‘카구리(카레와 라면 너구리의 조합)’를 출시했다. PC방에서 몇몇 사람들이 즐겨 먹던 조리법을 적용해 기성품으로 만든 것이다.

‘모디슈머’ 제품 인기는 최근엔 가전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 농심의 라면 제품을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인덕션의 ‘스캔쿡’ 기능과 연동시킨 경우다. 고객이 삼성 앱으로 라면에 붙은 바코드를 스캔하면 최적의 온도와 시간이 설정된다. 이때 짜파구리, 신라면투움바 등 모디슈머 조리법에도 알맞는 온도와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모디슈머 상품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가 참여하는 구조여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