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가 2008년 국내에 들여온 신발 브랜드 ‘뉴발란스’가 작년 한해 매출액 6000억원을 넘겼다. 한국 진출 14년만에 25배 성장한 것이다. 휠라홀딩스가 2007년 휠라 브랜드의 글로벌 상표권과 사업권을 인수해 ‘국민 브랜드’로 만든 휠라코리아의 작년 매출도 539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LF의 작년 매출은 1조7931억원, 영업이익 158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1.3%, 106.1% 늘어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작년 한해 매출을 견인한 건 20~30대 소비자였다”고 말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의 감성이 시장을 움직인 것이다.

휠라 제공

◇마니아가 만들었다, 1030이 열광했다

작년 한 해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뉴발란스 운동화는 992, 327, 530, 2002 시리즈였다. 이들 운동화는 모두 국내 이랜드 뉴발란스 직원들이 한국 트렌드를 읽고 글로벌 담당자에게 먼저 제안해서 기획한 상품이다. 530 시리즈는 출시되자마자 국내에서 품절 사태를 맞으며 100만 켤레가 넘게 팔렸고, 327 시리즈 역시 1970년대 뉴발란스의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해 내놓으면서 1·2차 발매에 걸쳐 2만 켤레가 완판됐다. 14년 만에 예전 디자인을 복각해서 내놓은 992 시리즈도 20~30대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래플 발매를 활용한 덕에 발매 5분 만에 품절됐고 홍대, 강남 같은 매장에선 문을 열기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만 구매가 가능할 정도였다.

뉴발란스의 성공은 이커머스와 소셜미디어에 집중·투자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해인’, ‘최겨울’, ‘짱구대디’ 같은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콘텐츠를 만들어 외부 온라인 채널에서도 소비자를 대거 유인했고, 네이버 미스터(네이버의 신규 남성 쇼핑 셀렉티브 페이지)와의 협업으로 네이버 셀렉티브-라이브 쇼핑도 진행했다. 라이브 방송에선 1시간 만에 매출 1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소재부터 다르게, 환경을 생각한다

LF는 친환경적 소재를 활용해 20~30대 고객 소비를 끌어낸 경우다. ’질바이질스튜어트’가 새로 내놓은 친환경 가방 ‘레브’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됐다. 글로벌 리사이클 인증을 획득한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 ‘미판 리젠(MIPAN regen)’을 사용했다. 레브 라인의 전속 모델은 AI 가상 모델인 로지를 활용했다. 로지는 국내 최초의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다. 길고 날렵한 홑꺼풀 눈을 지닌 동양적인 외모에 키 171㎝, 서구적인 체형을 지녔다. 여행과 서핑, 스케이트보드, 프리다이빙, 클라이밍을 좋아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에도 동참하는 Z세대로 설정됐다. 김수정 LF 질바이질스튜어트 팀장은 “로지의 캐릭터와 친환경을 강조한 레브 라인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20~30대 소비자에게 더욱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뉴발란스의 운동화(왼쪽)는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인기다. 일부 제품은 내놓자마자 품절되고 있다. LF의 ‘질바이질스튜어트’가 새로 내놓은 친환경 가방 ‘레브’(오른쪽)도 주로 20~30대에게 팔린다. /이랜드·LF 제공

◇퍼포먼스 슈즈 강화… 퍼스널 스타일링도

1990년대 후반 스타일을 재해석해 내놓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휠라도 올봄 다시 리브랜딩을 통해 20~30대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1911년 이탈리아에서 출범한 휠라는 2007년 휠라코리아가 인수한 후 우리나라 기업이 됐다. 지난 2017년에 1997년 출시했던 운동화를 재해석해서 내놓은 ‘디스럽터2′가 흥행, 1년 반 만에 1000만족을 팔았고 2019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3조4504억원을 기록했다.

휠라는 올해 퍼스널 슈즈 스타일링으로 20~30대 소비자를 모으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올해 데일리 슈즈인 ‘레이플라이드’를 출시했고 이를 MBTI에 따른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식이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기능화에도 초점을 맞춰, ‘스켈레톤화’, ‘사이클화’, ‘러닝화’ 같은 퍼포먼스 슈즈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중·장거리용 러닝화인 ‘휠라 뉴런’의 상위 모델 ‘휠라 뉴런7′과 ‘휠라 뉴런 S’도 새롭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