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과 캐릭터 제이릴라. /인스타그램

“자꾸 찾아와서 친한 척 하는데 귀찮아 죽겠음. 나랑 하나도 안 닮았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세계푸드의 캐릭터 ‘제이릴라’에 대해 남긴 말이다. 정 부회장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이릴라가 어린이 고릴라와 놀고 있는 모습의 그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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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릴라는 아기 고릴라로 그려진 2명과 놀고 있다. 한 명은 목마를 타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팔에 매달려 있다. 제이릴라는 손에 케이크를 들고 있다.

제이릴라는 지난해 9월 이마트가 상표권을 낸 신세계그룹의 캐릭터다. 알파벳 ‘J(제이)’와 고릴라를 합성해 이름을 지었다. 정 부회장의 이니셜 등을 따서 캐릭터를 만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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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릴라 계정에도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제이릴라 계정의 게시물에는 “어린이와 어른이 고릴라. 지구에서의 첫 어린이날”이라며 “날 닮은 용진이형 패밀리의 행복을 위해 직접 만든 케이크도 선물하고 싶은데, 형은 아직도 날 멀리하고. 어떻게 하면 형과 친해질 수 있나요”라는 설명이 붙었다.

정 부회장은 “얘는 나 디스(비판)하는 거까지 모자라서 애들까지 고릴라로 만들고 있네”라며 “진짜 너무나 짜증 나는 고릴라 XX. 진짜 나랑 하나도 안 닮았고, J는 내 이니셜도 아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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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어린이날인 5일에는 제이릴라 얼굴이 박힌 케이크의 사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애쓴다, 애써”라며 “어린이날 기념으로 내가 싫어하는 고릴라가 보내준 케이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수 없어 내다 버리려다가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킵(keep) 했다. 다시는 이런 거 보내지 말라. 남들이 너랑 친한 줄 알잖아”라고 썼다.

정 부회장은 제이릴라 계정에 올라온 고릴라 모양 케이크 사진에는 “제발 그만 좀 해라. 지겹다”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런 반응은 ‘제이릴라 띄우기’로 해석된다. 실제 네티즌들은 “겉으론 싫다고 하고, 속으로 좋아하는 거 아니냐” “내심 좋다는 뜻이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정 부회장과 고릴라가) 닮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또한 “이렇게 (정 부회장이) 마케팅을 잘하면 (회사) 마케팅팀은 뭘 해야 하나”라며 직원들을 ‘걱정’하는 반응도 나왔다.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 캐릭터를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