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공실률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뉴욕 맨해튼의 23층 건물이 약 97.5% 할인된 가격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미국 상업용 건물 공실률에 대한 우려가 나온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이 오피스 빌딩 시장을 얼마나 뒤흔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이 예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50 스트리트와 7번가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23층짜리 건물 이번주 초 온라인 경매를 통해 850만 달러(약 116억원)에 팔렸다.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타임스 스퀘어와 록펠러 센터, 뉴욕현대미술관 등이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곳이다. 이 건물은 지난 2006년엔 3억3200만 달러(약 4500억원)에 팔린 바 있다고 한다. NYT는 “97.5% 할인된 가격에 매각된 것으로 엄청나게 낮은 가격”이라고 했다. 누가 이 건물을 샀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 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본사였던 이 건물은 1963년에 지어졌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었던 2006년만해도 거의 모든 층에 임차인이 입주했다고 한다. 임차인도 회계 그룹, 로펌 등 자금이 두둑한 업체였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불어닥치며 모든 것을 바꿔놨다. 재택근무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사무실이 채워지지 않았고 현재 임차인 점유율은 35%에 불과한다고 한다. 1년 전에는 약 40%였고 계속 줄어드는 것이다.
NYT는 새 소유주가 이 건물을 주택으로 개조하거나 아예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 건물을 짓는 데는 최소 수억 달러가 필요하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 언제 다시 도심으로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뉴욕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부지를 주거용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뉴욕의 명물 ‘플랫아이언’ 빌딩도 올해 초 상업용 부동산이었던 건물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공사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오피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치솟는 것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장기 모기지로 대출받는 가계와 달리 상업용 부동산은 2~3년 만기 대출을 받기 때문에 현재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의 전조 현상은 아니다”라면서도 “수년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