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의 여객기 모습/연합뉴스

일본의 여객기 프로젝트가 15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 첫 소형 제트 여객기인 ‘스페이스 제트’ 개발을 중단하고 철수한 것이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은 1조엔(약 9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여객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2008년 90석 규모의 소형 제트 여객기 개발 사업에 착수했고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국내외 항공사로부터 약 300대를 수주했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로 수천억엔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포기를 결정한 것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여객기 프로젝트는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은 사업이었다. 경제산업성은 500억엔을 이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일본 정부는 상업 운항에 필요한 형식증명(TC) 승인 사무소를 미쓰비시가 있는 아이치현에 뒀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유는 자동차에 이은 차세대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100만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여객기 공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금속, 전자 부품 등으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미국 보잉사에 항공 부품을 제작·납품하긴 했지만 정작 완성기 조립에선 경험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2008년 시작할 때는 1500억엔으로 잡았던 개발비는 6차례나 개발 연장이 되면서 이미 1조엔 규모로 불어났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20년 10월에 “일단 개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사실상 국가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이 단독으로 중단 선언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중단 상태로 둘 수도 없었다. 일본항공 등에서 수주한 약 300대를 언제까지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포기를 선언한 배경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탈탄소의 흐름 속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은 연소시 이산화탄소(CO2)를 발생하지 않은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가스터빈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