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세계 암호 화폐 가격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디지털 달러(CBDC)‘ 발언 때문에 하락했다. 암호 화폐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20분 기준(한국 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73% 급락한 3만1821달러로 ‘1차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3만달러에 다가섰다. 이더리움(-5.49%), 카르다노(-3.72%), 도지코인(-7.41%) 등 주요 암호 화폐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이날 암호 화폐 가격이 급락한 직접적 이유는 파월 의장이 지난 15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 관련 보고서를 9월 낼 것”이라며 “CBDC가 나오면 암호 화폐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발언한 여파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중앙은행들은 모두 디지털 화폐를 추진 중이다.
또 파월 의장이 당분간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면서도 “예상보다 큰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을 인정하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비트코인 채굴 회사의 70%가 몰려있는 중국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미·유럽 등에서 막대한 화석 연료를 소모하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대된 것도 최근 암호 화폐 약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암호 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의 구글 검색 빈도를 종합한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 검색이 지난 연말 이래 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고 암호 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15일 보도했다. 지난 5월 이 키워드 검색 지수는 100점 만점 중 86점이었는데, 6월엔 24점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는 15일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크다”며 “비트코인값이 3만달러도 무너져 곧 2만30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