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가 플래그십 모델 ‘911’의 기술적 한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신형 ‘911 터보 S’를 출시했다. 이번 911 터보 S는 지난 2020년 공개됐던 911 터보 S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한층 강화된 성능, 강인한 디자인, 지능형 공기역학 시스템(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등이 특징이다. 쿠페와 지붕이 열리는 카브리올레 두 버전으로 출시된 911 터보 S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내 3.908㎞ 트랙에서 직접 시승해 봤다.

포르쉐코리아가 '911 터보 S'를 쿠페(오른쪽)와 카브리올레(왼쪽)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했다./포르쉐코리아 제공

쿠페와 카브리올레 모두 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면부 양쪽 끝에 있는 커다란 에어플랩이다. 공기 흐름에 따라 수직형 플랩이 닫혔다 열리면서 공기 저항이 이전보다 10% 감소했다. 앞 범퍼 가장 아래쪽에 부착돼 있는 얇고 긴 프런트 립 역시 가변식으로 제작됐다. 고속 주행 때는 아래로 펼쳐져 앞쪽에 누르는 힘을, 일상 주행 때는 수납돼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다. 헤드램프에 주간 주행등과 방향등 등 모든 기능이 통합된 점도 911 터보 S의 특징이다.

최상위 트림이라는 점은 차체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터보 모델 전용인 짙은 회색의 ‘터보나이트’ 색상이 보닛 위 크레스트(로고), 후면 ‘터보 S’ 레터링 등에 적용돼 있다. 바퀴 한가운데에도 터보나이트 색상의 톱니바퀴 모양 센터락 휠(휠을 고정하는 큰 너트)이 박혀 있다.

후면부 공기 흡입구는 티타늄 소재로, 차체를 이전 버전보다 6.8㎏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 공도 주행이 가능한 ‘911 카레라 GTS’와 비교해보면, 길이와 휠베이스는 비슷하지만 가로로 48㎜ 더 넓어졌다. 911 터보 S의 차체는 길이 4551㎜, 너비 1900㎜, 높이 1305㎜다.

포르셰 911 터보 S 카브리올레의 후면부./이윤정 기자

운전석에 앉아보니 시트가 옆구리와 하체를 단단하게 감싸줬다. ‘911 GT3 투어링 패키지’의 경우 시트가 프로 레이싱카처럼 굉장히 깊고, 딱딱하다. 등받이도 조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911 터보 S 시트는 이보단 부드러운 데다 18개 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해 보다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센터 디스플레이부터 콘솔까지 모두 축이 운전자 중심이라 조작이 편리했다.

포르셰 911 터보 S의 타이어 휠./이윤정 기자

911 터보 S는 ▲노멀(Nomal·기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갖췄다. 이 중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트랙 주행을 시작했다. 노면의 상태가 신체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뒷바퀴에 바닥면 폭이 이전보다 10㎜ 넓어진 325㎜에, 보통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으로 쓰이는 21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영향이다. 앞바퀴 타이어는 이전과 같은 폭 255㎜에 20인치짜리다.

부드러운 댐퍼 덕에 몸에 무리가 가진 않았다. 통통 튀는 구간을 지나갈 때도 충격이 잘 흡수돼 몸의 흔들림이 적은 편이었다. 다만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꾸면 지면이 읽히는 느낌이 강해져 피로도가 올라갈 수 있다.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배기음이 손과 발끝으로 전해졌다. 911 카레라 GTS와 GT3 투어링 패키지 등과 비교하면 배기음은 걸걸하다기보단 오히려 부드러운 편이다. 911 최상위 모델의 포효를 기대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단수를 바꿔 넘을 때 ‘퍽’ 터지는 소리는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포르셰 911 터보 S의 내부./이윤정 기자

접지력도 뛰어났다. 시속 90㎞에 육박하는 속도로 급커브했음에도 차체가 뜨거나 쏠리는 ‘롤’ 현상이 없어 운전자를 안심시켰다. 이는 어느 상황에서든 차량의 안정적 자세를 유지해주는 장치인 전자유압식 다이내믹 섀시 컨트롤(ehPDCC) 덕이다. 급제동을 해봐도 911 카레라 GTS보다 더 민첩하게 멈췄다.

고속 주행할 때는 흡사 힘이 넘쳐나는 ‘괴물’ 위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911 터보 S에는 400V 시스템의 경량화된 T-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새로 개발된 3.6L 6기통 박서 엔진과 전동식 모터(e터보) 두 개가 결합된 것이다. e터보는 높은 rpm(엔진의 분당 회전 수) 상태에서 힘이 남아돌 때, 발전기로 역할을 바꿔 추가적 힘을 충전한다. 이 힘이 엔진을 보조하면서 이전 버전보다 61마력 더해진 711마력이라는 높은 출력이 나오는 것이다.

포르셰 911 터보 S 쿠페 버전./이윤정 기자

신속한 반응도 911 터보 S의 특징이다. 트랙 위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았는데도 순식간에 시속 150㎞까지 치솟았다. 잠깐 다른 곳을 봤다간 순식간에 앞 차가 눈 앞에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300rpm부터 6000rpm까지 넓은 범위에서도 순간 가속력을 안정적으로 최대 81.6㎏·m까지 낼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제로백)하는 데 2.5초면 충분하다. 이전 버전보다 제로백이 0.2초 단축됐다.

지붕을 열 수 없는 트랙 환경이라 카브리올레와 쿠페의 차이를 완전히 체감하긴 어려웠지만, 카브리올레의 진동과 소음이 한층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쿠페에 비해 차체 강성이 낮으면서도 여닫는 지붕 때문에 무게가 더 나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카브리올레가 2.6초로 쿠페(2.5초)보다 0.1초 느리다. 공차 중량도 쿠페보다 55㎏ 더 나간다.

포르셰의 911 라인업./포르쉐코리아 제공

이날 행사장을 찾은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911 터보 S는 911 라인업의 정점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며 “이 모델의 특별함은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도 일상에서 누구나 탈 수 있는 활용성을 갖췄다는 데 있다”고 했다. 911 터보 S는 오는 5월부터 인도가 시작된다. 쿠페 모델은 3억4270만원부터, 카브리올레 모델은 3억589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