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방위산업 기업 7곳의 수주 잔고가 1년 사이 25% 가까이 증가하며 110조원을 돌파했다. 4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미국·이란 전쟁 발발로 세계 각국의 방위 수요가 늘면서 K방산 수출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방산, 수주 잔고 110조원 돌파
6일 국내 방산 기업 7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방산 부문(항공 제외) 수주 잔고 합계는 113조3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91조1054억원과 비교해 약 24.4% 증가한 수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는 37조2200억원, 한화시스템의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9조30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K9 자주포 1차 수출 계약 물량인 212문을 지난해 모두 납품한 후 올해부터 2차 물량 152문을 납품한다. 또 한화에어로가 호주와 이집트에 건설한 K9 자주포 공장도 가동된다. 각각 수주 잔액이 7000억원, 1조9400억원 규모다.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옛 LIG넥스원)의 지난해 말 수주 잔고는 26조2526억원이다. 이 중 상당 물량이 중동 전쟁에서 높은 실전 명중률을 보인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수출 계약분이다.
한화에어로·LIG D&A와 함께 국내 방산 빅4로 꼽히는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 부문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말 수주 잔고가 각각 10조5181억원, 16조5100억원(기체 부품 사업 제외)으로 집계됐다. 조선사인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의 수주 잔고는 7조9506억원, HD현대중공업 특수선 부문은 5조580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수선은 함정과 잠수정을 의미하며 모두 방산 부문으로 분류된다.
방산업계에서는 K방산이 기술력과 제조·가격 경쟁력, 납기 준수 역량 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수주전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최근 이란 전쟁에서 방공 무기체계가 지속 소모되고 있고, 천궁II의 실전 검증 등으로 구매를 원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수주액 더 늘어날 듯
올해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부터 중동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무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페루와 K2 전차와 차륜형장갑차 등 3조원 규모의 지상 장비를 판매하는 총괄합의서를 체결했다. 총괄합의서는 실제 이행 계약까지 이어지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KAI는 인도네시아와 한국형 전투기 KF-21 16대 수출 계약 체결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방산업계와 증권가에선 국내 방산 기업들이 넉넉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의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한 6조3478억원, 영업이익은 47.7% 늘어난 8282억원으로 추산됐다.
LIG D&A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LIG D&A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Ⅱ 포대 납품을 시작한다.
현대로템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1분기에 매출 1조4096억원, 영업이익 2265억원이 예상된다. 각각 지난해 1분기 대비 19.8%, 11.7%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맺은 폴란드 K2 전차 공급 계약이 이행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올해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의 납품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