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ESS(에너지저장장치) 해외 사업 거점과 전략 신흥 시장인 브라질을 잇달아 방문했다. ‘AI 인프라’와 ‘글로벌 사우스’(신흥시장)라는 LG그룹의 두 가지 미래 성장 축을 반영한 행보다.
2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전문 자회사 버테크(Vertech)를 방문했다. 버테크는 ESS의 설계·설치·유지보수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운영 관리까지 책임지는 시스템 통합(SI) 전문 기업이다.
구 회장이 북미 ESS 거점을 직접 찾은 것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을 그룹 차원의 성장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SS는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를 넘어 AI 시대 전력 공급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그룹은 배터리 생산·공급부터 버테크의 설치·사후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을 차별화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구 회장은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일정을 마친 구 회장은 곧바로 브라질을 찾았다. 2018년 취임 이후 브라질 방문은 처음이다. 그는 LG전자 마나우스 생산 법인과 현지 유통 매장을 돌며 중남미 시장 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이번 브라질행으로 합계 인구 20억명 규모의 글로벌 사우스 공략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LG전자가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건설 중인 냉장고 신공장이 오는 7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입 규제와 관세 장벽으로 악명 높은 브라질 시장을 현지 생산을 통해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LG 관계자는 “파라나 신공장은 중남미 시장 전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기지”라며 “브라질 내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물류 효율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