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LPG 유통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LPG 수입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전쟁 장기화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 수입사인 SK가스, E1은 다음 달 1일 LPG 공급 가격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업체들은 보통 월말에 다음 달 공급가를 발표하는데, 이번엔 인상 폭을 확정하느라 발표 시점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가격이 정해지면 전국 충전소, 공급처에 바로 적용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LPG 중 약 90%는 북미산, 나머지 10% 정도는 중동에서 수입된다. 그러나 국내 LPG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월말에 발표하는 국제 LPG 가격(CP·Contact Price)에 따라 정해진다.
대체적으로 LPG 가격은 국제유가를 따라간다. 아람코는 CP 가격을 정하는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4월 공급가는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아람코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프로판, 부탄의 톤(t)당 가격을 매월 20~35달러씩 인상해왔다. 3월 가격은 동결해 프로판은 톤당 545달러, 부탄은 540달러로 정해졌다.
국내 LPG 가격은 CP 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국내 LPG 수입사들은 소비자 연료비 부담 경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 연속 가격을 동결했다. 3월 들어 제품 가격을 kg당 25~28원 올렸지만, 인상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1은 3월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스 가격을 ㎏당 1213.17원, 산업용 프로판 가스 가격을 1219.77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25원 인상했다. SK가스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을 kg당 1215.73원, 산업용 프로판은 1315.73원으로 각각 28원씩 올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LPG 운반선 운임료, 보험료가 급등한 데 이어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도는 점도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진 이유로 꼽힌다. SK가스, E1는 CP를 받은 후 원·달러 환율, 운송비, 보험료, 세금 등을 더하고 국내 물가 상황을 고려해 최종 공급가를 결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LPG 가격, 환율 등이 올랐지만, 정부의 민생 안정 기조에 따라가기 위해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kg당 100원 정도의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민 물가에 직결되는 LPG 가격을 대폭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민 연료’로 불리는 LPG는 도시가스(LNG) 인프라에서 소외된 지역,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에너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은 상황이지만, 정부의 유가 안정 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