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인공지능(AI) 전환기를 맞아 인재 확보와 육성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8500명 신규 채용을 계획한 가운데, AI·반도체·디지털 전환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 인재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SK는 인재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부 교육 플랫폼 고도화, 외부 생태계 연계까지 아우르는 인재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의 인재 철학은 반세기 역사를 갖는다. 최종현 선대 회장이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사회과학·순수자연과학·정보통신 등 기초·첨단 분야 우수 인재를 선발해 아무 조건 없이 해외 최고 교육기관 석·박사 과정을 지원해온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올해로 52년째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를 이어받아 “경영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사람”이라는 철학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계열사별 인재 전략 가동
SK하이닉스는 새로운 채용 전략 ‘Talent hy-way’를 공개하며 글로벌 인재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기존 경력직 중심 채용 구조를 신입부터 전임직까지 아우르는 상시 채용 체제로 전환했다. 미국·일본 주요 대학 캠퍼스 리크루팅(채용), 글로벌 인턴십, 미주 연구 인력 교류를 위한 글로벌 포럼을 순차적으로 운영하며, 3월부터는 모든 채용 공고에 영문 직무 기술서를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AI 화상 인터뷰 전형 ‘A!SK’도 병행해 서류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협력사 인재 연계 프로그램 ‘hy-five’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2018년 시작 이후 지난해까지 1457명이 참여했고, 이 중 97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SK텔레콤은 AI 인재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부터 운영 중인 ‘SKT AI 펠로우십’은 대학(원)생이 실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직 개발자 수준의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기에선 10개 팀 27명이 6개월간 한국어 AI 모델 최적화, 영상 분석 정밀도 향상, AI 알고리즘 플랫폼 개발 등 현장 적용 가능한 연구를 완수했다.
지난해엔 AI 기업 앤트로픽과 손잡고 ‘클로드 코드 빌더 해커톤’을 개최했다.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 벤저민 맨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이 행사엔 현직 개발자, 학계 연구원, 프로그래밍 대회 수상자 등 AI 실무 최전선의 인재들이 대거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 AI 인재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SK AX는 채용 연계형 AI 교육 프로그램 ‘스칼라(SKALA)’를 통해 미취업 청년을 실무형 AI 인재로 키우고 있다. 학력·전공 제한 없이 24주 전일제로 운영되며, 현재까지 수료생 194명 중 127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내부 교육 플랫폼은 8만명 활용
SK그룹의 내부 교육 플랫폼 마이써니(mySUNI)는 현재 8만명이 넘는 구성원이 활용하는 그룹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AI·반도체·리더십 등 12개 카테고리, 2000여 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2020년 최태원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구성원의 미래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우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설계를 주도했다.
마이써니의 차별점은 내부 울타리를 넘어선 개방성이다. 고려대·연세대·한양대 등과 협약을 맺고 SK 임직원이 직접 강사·코치로 참여하는 정식 교양 과목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의 AI 커리큘럼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커리큘럼을 연계해 대학생에게 200여 개의 미래 역량 콘텐츠도 제공한다. 협력사 CEO와 중간관리자 약 500명에게는 ESG 경영·리더십 콘텐츠를 별도로 제공하며 동반 성장 기반의 인재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