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납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이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에 성공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 제재를 한 달간 한시적으로 완화한 가운데 나온 결과로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조해 대체 중동산 나프타를 대체할 공급망을 처음 확보한 사례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있는 LG화학 나프타분해시설(NCC). / LG화학 제공

30일 산업통상부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확보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톤(t)이 이날 국내에 도착한다. 해당 물량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 이후 해상에 대기 중이던 물량으로 LG화학은 최근 러시아 중개 딜러를 통해 나프타 수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나프타는 이날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로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들어오는 러시아산 나프타는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약 400만톤)에 비하면 소량이다. 업계에서는 가동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3~4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으로 판단한다.

이번 거래는 미국이 한 달간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하면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해상에 있는 러시아산 원유 등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선박에 선적된 원유 및 석유 제품에 대해 4월 11일까지 판매가 승인됐다.

이에 정부가 미국 재무부에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2차 제재가 적용되지 않으며 루블화, 위안화 등 달러 외 통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월 11일 안에 계약부터 결제, 운송까지 마쳐야 하는 점은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나프타로 만든 제품을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할 때 별다른 조치가 없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내 석유화학 회사가 지난해 필요로 한 나프타는 5900만톤이었으나, 이 중 45%(2600만톤)를 수입해 사용했다. 해외에서 수입되는 납사 중 54%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기에 국내 납사 필요분의 25%(1437만톤)이 중동 사태의 영향권에 놓여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