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본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부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본사를 최종 이전하려면 임시 주주총회 등을 거쳐야 하는데 본사 이전에 반대하는 노조는 ‘총파업’까지 예고하며 강경 투쟁에 나섰다.
30일 HMM육상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HMM 이사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본사 이전 관련 정관 변경 안건과 임시 주주총회 개최 일정을 의결했다. 노조 측은 이날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한 일방적인 날치기 통과”라며 “사측이 온라인 회의로 전환하고 이사회 장소를 이동하는 방식으로 안건 처리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기존 HMM의 정관에서 본점 소재지는 서울로 정하고 있다. 부산으로 본점을 옮기려면 정관 변경이 필요했고, 이날 이사회는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이후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이 국정 과제로 공식화되면서 해운업계와 부산 지역 사회에서 첨예한 주제로 부각된 상황이었다. 이후 유관 기관인 해양수산부가 작년 12월 세종청사에서 부산으로 먼저 이전하면서 HMM 본사의 부산 이전 가능성도 커졌다. 이후 SK해운, 에이치라운해운 등 해운 기업 여럿이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HMM 노조는 ‘본사 이전’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HMM 육상노조는 지난 25일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MM은 지난 50년 서울과 부산의 이원화된 운영으로 최적화된 효율성을 증명해 왔다. 인위적 이전 강요는 경영 효율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며 “‘해양 수도 완성’의 실상은 부산 표심만 노린 정치적 야욕 아닌가. 강제 이전은 숙련된 인력 이탈, 노동자와 그 가족의 삶의 터전 붕괴, 해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회사의 이전 타당성 검토에 의하면 현재 본사 위치에서 전략적·운영적 효율성이 100이라면 지방 이전 시 효율성은 60~70으로 떨어진다는 결과가 확인됐다”며 “국가균형발전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부산 이전 안건이 의결되면서 HMM 부산 이전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임시 주주총회의 표결 절차가 남아있지만,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약 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약 35.08%)로, 두 기관이 7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 육상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이날 “사측이 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 본사 이전 안건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오는 5월 8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이었던 노사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