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해외 자회사가 생산 중인 원유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4분의 1이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 수급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캐나다·영국·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자회사를 뒀고 베네수엘라·베트남 등에 위치한 광구에 지분을 투자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유사시에는 한국석유공사가 투자한 생산 광구 지분만큼 원유를 가져올 수 있도록 계약이 돼 있다”며 “원유 수급난이 심각할 때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해외 자회사와 지분 투자한 광구에서 원유를 확보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근처 걸프만의 화물선. /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와 해외 자회사가 지분을 가진 해외 광구는 크게 12곳이다. 대표적인 해외 자회사는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영국 다나(Dana)가 있다. 하베스트는 캐나다에, 다나는 영국·네덜란드·이집트 등 3개국에 생산 광구를 갖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 ‘KNOC 이글 포드 컴퍼니(Eagle Ford Corporation)’도 자회사로 뒀다. 이 회사는 육상에 있는 이글포드 광구와 해상에 있는 MC21 광구 등 두 곳을 운영하는데 석유공사는 각각 23.7%, 71%의 지분을 가졌다. 각각의 광구에선 하루 2만4000배럴, 1만40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 중이다.

한국석유공사는 UAE에서 광구를 가진 ‘알 다프라(Al Dhafra)’의 지분 30%로 2015년 기준 매장량 2억2800만배럴 중 6800만배럴도 확보했다. 또 UAE에 있는 또 다른 광구인 UAE ADNOC 온쇼어(Onshore)에 대한 지분도 0.9% 갖고 있다. 해당 광구에 매장된 원유 중 한국석유공사 몫은 약 2억배럴이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석유 개발 현황. / 한국석유공사 갈무리

이 밖에 한국석유공사는 카자흐스탄 자회사를 통해 ‘아크자르(Akzhar)’ 광구 지분 100%도 소유하고 있다. 해당 광구에서는 2025년 12월 기준, 하루에 4100만배럴의 원유가 생산된다. 또 쿨잔과 아리스탄에도 광구를 가졌는데,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 중 한국석유공사 몫은 하루에 1만배럴이다. 여기에 베트남, 베네수엘라 등의 광구 지분도 가진 상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계약상으로는 해외 자회사와 지분 참여한 광구에서 연간 생산량만큼 국내로 원유를 들여올 수 있지만, 전 세계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공사 몫 전부를 가져오긴 힘들 것”이라며 “페루 광구는 물량 자체가 적고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이유로 사실상 불가항력 상태다. 카자흐스탄도 내륙이라 도입까지 어려움이 있다. 캐나다, 미국, 영국에서 도입하는 것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석유공사는 도입할 수 있는 물량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각국이 원유 수급에 혈안인 상태라 협상력을 위해서라도 한국이 수급할 수 있는 원유량을 공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