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삼성·SK·LG·롯데·한화·GS·CJ그룹 등 주요 그룹과 재계에선 “에너지 절감 운동을 시작한다”는 발표가 잇따랐다. 전날 정부가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의무 적용 강화를 발표하며 민간에도 자발적 동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은 26일부터 국내 모든 사업장에 차량 10부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임직원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야외 조경·복도·옥상 등 비업무 공간 조명은 절반만 켜고, 휴일에 잘 쓰지 않는 주차 공간은 폐쇄한다.
SK도 전 계열사 차원에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일부 계열사는 엘리베이터를 격층 운행하거나 아예 저층(3~4층) 이용을 제한한다. 4층까진 웬만하면 걸어 다니라는 것이다. 점심 때와 퇴근 후엔 건물의 모든 불을 끄고, 실내 적정 온도 유지(난방 18도·냉방 26도)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LG그룹 전 계열사도 국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27일부터 차량 10부제를 시행하고 임직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할 예정이다. 롯데는 출퇴근 시간 교통 수요 분산을 위해 유연근무제 활용을 독려하고, CJ는 앞으로 상황이 심각해지면 재택근무 및 거점 오피스 이용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경제 단체들도 캠페인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4개 지역 상의에 정부가 발표한 에너지 절약 국민 행동 지침에 동참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에너지 다이어트를 위한 6가지 실천’ 캠페인을 시행한다.
기업들로서는 정부의 절약 요청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정작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기업 에너지 소비의 대부분은 공장 가동이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생산 활동과 직결돼 임의로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차량 부제나 소등 캠페인은 상징적 의미는 있지만,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 수급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공장 가동 조정, 에너지 수요 분산 등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