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조감도(왼쪽)과 한화오션의 KDDX 함정 모형. /양사 제공

HD현대중공업이 영업 비밀이 담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 설계 자료를 경쟁사에 공개하지 말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방위사업청이 경쟁 입찰을 위해 한화오션 측에 자료를 공유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KDDX 사업은 약 7조원을 투입해 국산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5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방사청을 상대로 KDDX 기본 설계 제안 요청서(RFP) 배포 및 자료 공유 관련 가처분 신청을 냈다. 방위사업청은 26일 HD현대와 한화오션에 RFP를 배부하기로 했으나,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5월 제안서 접수와 7월 사업자 선정 일정이 줄줄이 밀릴 수 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빠르면 26일 나온다.

HD현대 측은 “기본 설계 결과물 전체가 아닌 일부 핵심 영업 비밀을 경쟁사에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것”이라며 “사업 지연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총 7조439억원을 투입해 6000t급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함정 건조는 통상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가 기본설계를 맡아 2023년 12월 완료했다. 이후 두 업체가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수주를 놓고 충돌하면서 사업이 수년간 표류했고,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