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한국 금융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 보고서 ‘한국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25일 발간했다. 암참이 금융서비스 분야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창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암참 측은 보고서 발간 이유로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세’를 꼽았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9위 거래소로 올라섰고,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6000선을 돌파했다.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암참은 “이 흐름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이어가려면 지금 규제 환경을 손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한국이 역내 주요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환경 구축과 국제 금융시장과의 연계성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기관을 위한 규제 유연성 확대, AI(인공지능) 금융 혁신을 위한 IT 규제 현대화, 국내외 금융 인프라 상호운용성 제고, 시장 접근성 및 인허가 제도 개선, 규제 투명성 강화 등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개선 요구 사항을 보면, IT 망분리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금융 당국은 2013년 해킹으로 국내 주요 은행 시스템이 마비되자, 2014년 금융기관의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는 이른바 ‘망 분리’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해외 본사와 동일한 IT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해 보안 업데이트와 AI·클라우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처럼 내부망과 외부망을 엄격히 분리하는 방식 대신,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적용하는 ‘위험 기반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증권 분야에서는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주관사가 청약 미달로 떠안은 주식에 적용되는 ‘30일 처분 금지’ 규정의 완화를 요구했다. 현재는 이 주식을 일정 기간 시장에 팔 수 없는데, 해외 계열사에 넘기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서도 고의적인 무차입 공매도와 단순 실수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일한 기준으로 제재가 이뤄질 경우 과도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행위의 성격에 따라 제재 수준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암참은 보고서를 정부 관계 부처와 공유하고, 후속 정책 협의를 통해 권고 사항 이행을 촉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