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국내 최대 석유화학 기업 LG화학이 여수 핵심 시설 일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며 나프타 수급난이 심각해진 데 따른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번 주 중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조만간 공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수에서 1공장(120만톤), 2공장(80만톤) 등 나프타분해시설(NCC) 2기를 가동 중이다.

2공장은 2021년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한 만큼1공장보다 신식이지만, 연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연계된 다운스트림 품목 수도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규모는 물론 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 큰 1공장을 재고를 활용해 최대한 오래 가동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게에서는 잇따른 석유화학 업계의 NCC 설비 가동 중단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수요의 4분의 1을 중동산에 의존해 왔는데, 전쟁 발발로 중동산 수급이 중단됐다. 전쟁 직전 중동에서 출발한 운송선도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입항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국제 나프타 가격은 톤당 637달러에서 지난주 1161달러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중동산 원유 수급도 어려워지면서, 국내 석유화학사는 정유사를 통한 나프타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체들은 이달 초부터 가동률을 설비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까지 낮추는 등 버티기 운영에 들어갔지만, 나프타 수급난이 장기화되며 ‘4월 중순이 연쇄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의 설비 가동 정지는 곧 석유화학 소재를 활용하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정부는 나프타를 경제 안보 품목으로 한시 지정하고, 이르면 이번 주 중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업들의 러시아 등 대체 나프타 수급처 확보를 지원 중인 상황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난이 전 세계 석유화학 업계를 덮치면서, 나프타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 됐다”며 “대체 물량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