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20일 호세 무뇨스 CEO(최고경영자) 명의로 낸 주주 서한에서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라는 새로운 중국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향후 5년간 중국에 신차 20종을 출시하고, 현재 20만대를 밑도는 판매량을 2030년 5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동시에 인도에서도 같은 기간 신차 26종을 선보이기로 했다. 해외에서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삼아 집중 공략해 왔는데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시작된 관세 전쟁 여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다변화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16년만 해도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연 100만대를 웃돌았지만 지난 2024년에는 판매량이 15만대 안팎으로 떨어졌다. 과거 사드 사태 여파로 판매 부진이 시작된 후, 빠른 전기차 전환 등 중국 소비자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란 평가다. 현대차는 공장 5곳 중 2곳을 매각했고 1곳은 매각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 수장(총경리)에 법인 설립 2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인을 발탁하기도 했다. 사업을 재정비해 세계 최대 내수 시장(약 3000만대)을 가진 중국을 다시 공략할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를 겨냥한 전략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50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해 신차 26종을 선보이는데, 특히 2027년까지 인도 현지에서 기획, 설계, 생산이 모두 이루어지는 최초의 현지 전략형 전기 SUV도 출시할 계획이다. 인도 판매량은 2020년 42만대에서 지난해 57만대까지 약 36% 안팎 증가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 판매량을 7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도와 중국 시장 판매 비율을 현재 17%에서 2030년 23%까지 키울 계획이다. 현재 주력 시장인 미국은 현대차 전체 판매량 가운데 24% 안팎을 차지하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관세가 높아지면서 이전과 비교해 분기당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과거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를 감안해 미국에선 점유율을 방어하고, 중국·인도에서 공세를 펴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셈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BYD 등 토종 업체 점유율이 70%에 육박하고, 인도에서도 마힌드라·타타 등 현지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