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약 30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사진)’ 실물을 공개하기 전의 일인데도, 약 24배로 뛴 것이다.
19일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8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891억2615만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율이 10.95%에서 11.25%로 늘었다. 지분율이 0.3%포인트 늘어난 것을 근거로 역산하면, 현대글로비스 출자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총 기업 가치는 29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이 회사 기업 가치를 1조2482억원(1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으로 보고 지분을 매입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까지 약 4년 만에 가치가 약 24배 커진 셈이다.
특히 최근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라는 게 다수 시각이다. 올해 아틀라스 공개는 AI(인공지능)를 물리적으로 구현해 산업 현장에 직접 변화를 일으키는 피지컬 AI 산업이 부상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 아틀라스를 시범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다. 그 여파로 현대차 주가가 연초 대비 70% 이상 올라 시가총액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피지컬 AI 바람의 주역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 역시 그 이상으로 뛰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몸값 100조원 이상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 이 전망이 실현되기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 매출이 1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늘었지만, 당기순손실도 5284억원으로 20%쯤 증가했다. 물류 로봇 등으로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틀라스 상용화 등 기술 개발에 여전히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