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 논란에 대한 정부의 감사 결과를 수용해 관련 임원 2명을 해임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0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준비 과정에서 자금을 유용한 의혹을 받는 임원들에 대해선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뉴스1

대한상의는 20일 산업통상부의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 배포 및 APEC CEO 서밋 예산 집행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통보받고 “감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요구된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며 임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신속하게 단행했다고 밝혔다.

먼저 상속세 보도자료 감사와 관련해 책임이 큰 A 전무이사와 담당 임원인 B 본부장을 해임했다. APEC CEO 서밋 감사와 관련해서는 C 추진단장을 의원면직 처리하고 예산 집행 절차상의 추가적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숙박비 횡령 미수 혐의를 받는 D 실장도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다.

박일준 상근부회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책임을 통감한다”며 “관련자 엄정 조치에 그치지 않고 의사 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임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와 함께 이번 사태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문성 강화 ▲사회적 책임 재정립 ▲조직문화 혁신 등 ‘3대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전문성 강화를 위해 ‘경제연구총괄(가칭)’ 직책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경제연구총괄은 대한상의 조사·연구 기능을 총괄하고 보도자료 등 대외 발표 자료에 대한 사실 확인과 감수를 담당한다. 또 대한상의의 연구 기관인 SGI를 비롯해 조사본부, 산업혁신본부 등 관련 조직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SGI는 기존 연구 인력의 정규직화와 외부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대한상의 연구기관(가칭 상의경제연구원)으로 개편한다. 또 조사·연구 자료에 대한 내·외부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출처 표기·인용·이해충돌 방지 등을 포함한 연구윤리 지침도 마련할 방침이다.

법정 경제단체로서 사회적 책임 이행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정책 건의 과정에서 기업의 이해뿐 아니라, 노동계와 취약계층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영향 평가를 함께 분석·제시하는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감사실을 ‘컴플라이언스실’로 확대 개편하고 산하에 준법감시팀을 신설해 내부 통제와 준법 경영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기존 전무이사 산하 경영지원부문은 상근부회장 직속 ‘경영기획본부’로 격상된다. 대외협력팀은 커뮤니케이션실 산하로 이동해 외부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 기능을 통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태원 회장은 오는 31일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 다음 달 2일 대한상의 구성원 타운홀 미팅을 잇따라 열어 이번 쇄신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