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 논란과 관련해 박일준 상근부회장 등 임원 3명을 해임 및 의원면직 처리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 관련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며 대한상의를 공개 질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한상의는 20일 산업통상부로부터 관련 감사 결과를 통보받고, 이 같은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상속세 보도자료 배포와 연관된 A전무이사와 B조사본부장(상무)은 산업부에서 해임 통보를 받아, 상의에서 해임됐다. 박 부회장은 ‘경고’ 조치를 받았으나,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혀 의원면직 처리됐다고 상의는 밝혔다.
발단이 된 상의 보도자료는 상속세 제도 개선 필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한국인 백만장자의 해외 이탈이 전년 대비 2배인 2400명에 달한다’는 영국 이민 컨설팅업체 헨리 앤 파트너스 통계를 인용했다. 각국 정부의 공식 통계가 없는 분야여서 국내외 언론이 참고 자료로 활용해온 수치지만, 산출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상의는 해당 통계를 바탕으로 “50~60%에 달하는 상속세가 자본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 대통령은 이 대목을 ‘가짜 뉴스’로 규정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이날 산업부로부터 함께 통보받은 ‘APEC CEO 서밋 예산 집행’ 관련 감사 결과에 따라, C 본부장(상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측은 “예산 집행 절차상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행사 관련 숙박비 횡령 미수 혐의를 받는 D 실장을 수사 의뢰하고, 나머지 연루 직원들에 대해서도 필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관련자 엄정 조치에 그치지 않고 의사 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전문성 강화를 위해 조사·연구 분야를 담당하는 ‘경제연구총괄(가칭)’ 직책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감사실을 컴플라이언스실로 확대 개편하고 산하에 준법감시팀을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