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직원 연봉을 두 자릿수 비율로 인상한 유일한 업종은 ‘반도체’였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58.1% 오른 1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전년 대비 21.5% 상승한 1억5800만원의 평균 연봉을 지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총 12만8000여 명에게 이 같은 고연봉을 주며, ‘반도체 낙수효과’를 실현했다. SK하이닉스 직원(3만4000여 명)의 4배 가까운 수준이다.

본지가 19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주요 기업(금융사·지주사 제외)의 직원 평균 연봉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방산부터 이차전지·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 산업계의 현재 지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방산 분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한국항공우주)가 각각 1억2400만원, 1억2000만원의 평균 연봉을 지급했다. 전년 대비 각각 5.1%, 3.4% 오른 수치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확장, 북미 노후 설비 교체 등의 겹호재를 맞은 전력 기기 업계도 일제히 연봉이 올랐다. LS일렉트릭은 전년 대비 11.8% 오른 9500만원을 기록했고, HD현대일렉트릭(1억3100만원)과 효성중공업(8700만원)도 3%대씩 보수가 늘었다.

반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연봉에도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5.1% 하락한 1억1200만원, 삼성SDI도 2.1% 줄어든 95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과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연봉이 가장 많았지만, 현대차그룹에선 현대모비스(1억3700만원)가 기아(1억3400만원)와 현대차(1억3100만원)를 제치고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관세 여파로 완성차 업계는 타격을 입었지만, 현대모비스는 핵심 부품 사업의 호조로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에선 LG유플러스가 그룹 연봉 1위로 올라섰다. 전자, 화학 등 주력 사업 부진으로 계열사 대부분이 연봉을 동결하거나 삭감한 여파다.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7.3% 오른 1억1700만원을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