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종출 사장의 주요 과제는 국내·외에서의 수주 확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KAI는 지난해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5호’ 등 역점 사업의 수주에 실패하면서 경쟁 방위산업체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국항공우주가 개발한 FA-50GF 전투기. /항공항공우주 제공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지난해 10월 1조5593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사업 입찰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사업은 항공기에 전자전 장비를 추가해 특수임무 목적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KAI는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북한 전역의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백두정찰기를 개발했던 만큼 자신감을 보였지만, LIG넥스원-대한항공이 사업을 가져갔다.

KAI는 지난해 4월에도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과 차세대 정지궤도 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개발 사업을 수주하는데도 실패했다. KAI는 한국형 헬기 수리온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회전익 기체를 개발하는 업체라는 점, 지난 30년 간 정부가 발사한 다수 위성 사업에 참여한 점 등을 내세웠지만, 끝내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UH-60 블랙호크 성능 개량 사업은 대한항공이, 천리안 5호 개발 사업은 LIG넥스원이 가져갔다.

KAI는 올해 하반기에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150㎏ 미만)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올해 12월부터 발사체 1기당 위성 8기를 탑재해 총 5차례 발사하는 게 핵심이다. 업체들이 개발한 초소형 위성을 방사청과 우주청 등이 평가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경쟁사로는 한화시스템이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위성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KAI는 위성 양산을 염두하고 생산 공정 효율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정부의 위성 사업을 관리했던 이력이 있어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사장은 군의 425 정찰위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2013년 방사청 기획조정관으로 일하면서 군과 국가정보원, 미래창조과학부 간 다툼을 중재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말 1호기 발사까지 마무리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가장 큰 위성 사업을 담당했던 만큼 우주 전력에 대한 식견이 있다”고 말했다. 425 사업은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을 독자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SAR 위성 4기와 EO·IR 위성 1기를 개발하는 사업을 말한다. SAR(사)과 EO(이오)를 합쳐 425 또는 사이오 사업으로 불렸다.

김 사장이 방사청에서 다수 사업을 주관하며 경력을 쌓은 만큼 수출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란 의견도 많다. 그는 2006년 공군 중령으로 예편한 뒤 방사청에 4급 특채로 임용됐다. 이후 방산수출지원팀장과 절충교역과장, 기획조정관, 지휘정찰사업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지내며 위성과 수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KAI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수출 협상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전력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KAI가 수출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폴란드형 FA-50(FA-50PL)의 납품도 진행해야 한다. 폴란드는 미국산 무장 장착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KAI는 아직 FA-50PL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미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도 KAI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주요 해외 사업 중 하나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루고 T-50N을 앞세워 보잉·사브 컨소시엄 등과 경쟁하고 있다. 계약 체결 시점은 내년 2분기쯤으로 예상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국내에서 만든 국내 제작 항공기가 미국 본토로 가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