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너지 메이저 쉘(Shell)이 2040년까지 전 세계 LNG(액화천연가스) 수요가 2025년 대비 최대 68%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배로 실어나르는 에너지 교역에서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50년 약 30%로 지금의 두 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LNG 해상 교역이 늘어나면 이를 운반할 선박 수요도 커지는 만큼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 위주의 선별 수주로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 중인 국내 조선업계에 꾸준한 일감이 공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NG 시장, 2030년 40% 확대”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쉘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발표한 ‘LNG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에서 중동 지역 전쟁으로 전 세계 LNG 생산량의 20%가 차질을 빚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기 수요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LNG 수요는 2025년 4억2200만t에서 2040년 6억5000만~7억1000만t으로 늘어나며 2050년에는 최대 7억8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쉘은 “LNG가 석탄과 석유 등 탄소 집약도가 높은 연료를 대체하며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해상 에너지 무역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배로 실어나르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원유와 석탄이 차지하지만 점차 두 에너지원의 해상 운송이 줄어드는 자리를 LNG가 채울 전망이다. 쉘은 해상 에너지 교역에서 LNG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6%에서 2050년 약 30%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화물 운송 구조의 변화는 곧 대형 LNG 운반선 신규 발주 확대로 이어진다. 영국 해운분석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규 프로젝트 물량과 노후 선박 교체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2040년까지 650척 이상의 신규 LNG 운반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쉘은 “현재 LNG 산업이 새로운 투자 수퍼사이클 초기 단계에 진입했으며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40%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韓 조선 3사, 특화 전략으로 LNG 시장 선점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대형 LNG 운반선 위주의 선별 수주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 잔량의 66%를 한국이 맡고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인도된 대형 LNG 운반선 296척 가운데 한국은 248척을 납품해 83.8%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중국은 48척을 납품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중국 조선소의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으나 상당수는 자국 해운사 발주 물량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이 건조하는 LNG선은 여전히 한국 선박보다 품질, 기술이 떨어지고 수주 물량 대부분이 중국 내수 물량”이라며 “최근 미국 셰니에르나 모잠비크 에퀴노르 프로젝트 등 주요 글로벌 발주 물량에서는 중국 조선사의 참여가 배제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LNG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최다인 대형 LNG 운반선 200척 건조 실적과 쇄빙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 등 신규 가스전 수주에 집중한다.
삼성중공업은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해 액화·저장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 물량 10기 중 6기를 수주하며 1위를 기록 중이다. HD현대 계열 조선사들은 이중연료 엔진 등 친환경 기술 고도화와 함께 글로벌 LNG 벙커링선(해상 연료 공급선)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공급 초과 변수, 신흥국 新수요 창출로 상쇄
LNG 공급 과잉이나 프로젝트 지연 등은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쉘은 대규모 신규 투자에 따라 단기간에 물량이 초과 공급될 경우 LNG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스전 프로젝트들이 각국의 정책이나 지정학적 요인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지연될 경우 대규모 선박 발주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쉘은 가격 하락 압력이 오히려 LNG 시장 팽창을 이끄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단기적인 공급 과잉으로 LNG 가격이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가격에 민감한 개발도상국들이 화석연료 대신 LNG 도입을 늘리게 된다는 것이다.
쉘은 “유럽과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가스 소비가 정점을 지났으나, 아시아 신흥국들의 신규 수요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LNG 수요는 2040년 이후에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