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 미국·이란 전쟁이 맞물리면서 올해 원유 운반선(탱커) 발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발주 4분의 3 이상이 중국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원유 운반선은 총 91척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5척(한국 3척·중국 2척)이 발주된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총 발주량(143척)의 3분의 2가량이 올해 2개월여간 발주됐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노후선 교체 수요로 인해 원유 운반선 발주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원유 운반선은 선령이 15∼20년 사이일 때 노후 선박으로 분류돼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 지난 2003∼2008년 글로벌 조선 호황에 따라 발주된 원유 운반선들이 지난해 말부터 교체 시기를 맞았다.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선박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이에 발맞춰 발주를 앞당기는 선주사들도 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의 여파로 원유 운반선 발주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 운반선들은 당분간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운송 거리 증가로 선주사들에게는 더 많은 원유 운반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원유 운반선 발주는 중국에 집중됐다. 올해 발주된 원유 운반선 91척 중 75%에 해당하는 69척을 중국이 가져갔다. 한국은 나머지 22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빅3’를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형급인 수에즈막스, 아프라막스 원유 운반선의 수주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