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인 이원진(59·사진) 사장이 지난해 쟁쟁한 CEO(최고경영자)들을 제치고 삼성전자 ‘연봉 킹’에 올랐다. 반도체와 완제품(스마트폰·가전 등) 사업을 각각 총괄하는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보다 그가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이다.

11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73억500만원으로 노태문 사장(61억2500만원), 전영현 부회장(56억600만원)보다 높았다. 퇴직 수당을 받는 퇴직자를 빼면 임원 중 최대다.

구글코리아 대표, 구글 본사 부사장 출신의 광고·서비스 사업 전문가인 이 사장은 2014년 삼성에 합류했다. TV와 스마트폰 분야의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다 2023년 말 상담역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1년 뒤 DX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으로 재발탁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이 직속 상사인 노태문 DX 부문장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은 것은 실적이 반영되는 ‘상여’보다 기본 월급인 ‘급여’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해 급여 15억9700만원, 상여 43억6600만원 등을 받았다. 이 사장은 급여는 34억5700만원, 상여는 37억5800만원이었다. 그의 기본 월급이 노태문 사장의 2배 이상이었던 탓에, ‘연봉 킹’을 CEO가 아닌 다른 임원이 차지하는 이례적인 일이 생긴 것이다. 삼성 안팎에선 빅테크 출신 외부 인사가 스카우트될 때 고액 연봉 계약을 하면서 내부 출신 임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구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개선된 실적은 전반적인 연봉 인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 역시 역대 최대인 1억5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1억3000만원) 대비 21.5% 증가한 수치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2017년부터 고수해 온 무보수 경영을 변함없이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