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가치와 성장 포럼'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정책-기업-학계 관계자와 사회적 가치 기반의 성장 전략 주재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돌파구로 ‘사회적 가치 기반 성장 모델’을 제시하며 성장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에 참석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성장 둔화가 아니라 내수 부족과 사회적 비용 증가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SK사회적가치연구원(사가연)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저성장 돌파구, 솔루션 변화’를 주제로 경제 성장과 사회적 가치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가연은 최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 경영 철학에 따라 2018년 4월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최 회장은 “GDP 증가만을 성장의 기준으로 보는 방식으로는 양극화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앞으로의 성장 모델은 경제 성장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복지·갈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어 결국 경제 성장 자체를 제약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과 산업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내수 확대와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측정과 보상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최 회장은 “SK는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를 계량화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며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기업과 다양한 경제 주체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GDP 지표가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하며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문제 해결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성장 지표 논의가 필요하다고도 주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가연이 지난 10년간 실험해온 SPC(Social Progress Credit) 성과도 공개됐다. SPC는 사회문제 해결 활동의 성과를 측정해 경제적 가치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구조로, 지난 10년간 468개 기업이 참여해 총 5364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현금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회적 성과를 약 3배 더 창출했고, SPC 참여 기업의 매출은 미참여 기업 대비 평균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학계·정책 전문가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이날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제정 추진, 금융 지원 확대, 공공서비스 참여 확대 등을 통해 민관 협력 기반의 새로운 성장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계 패널들도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분리해온 기존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