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신월성 1호기(오른쪽) 모습. 정부는 이달 중에 현재 정비 중인 신월성 1호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월성원자력본부

이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내 전기 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신월성 1호기 등 원자력 발전소의 재가동을 서둘러, 원전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 필요하면 석탄 발전 가동도 늘린다.

11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에너지 대책 회의를 열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점검하고 원전 재가동 등 즉각 가능한 대응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이 kWh(킬로와트시)당 66원으로 전체 발전원 중 가장 발전 단가가 저렴한 만큼, 원전 이용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원전 이용을 늘려, 비싸진 LNG(액화천연가스)의 소비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당장 이달 중에 현재 정비 중인 신월성 1호기와 고리 2호기를 재가동한다. 한빛 6호기, 한울 3호기, 월성 2·3호기 등 원전 4기도 5월 중순까지 다시 가동할 방침이다. 6기의 용량은 총 5.05GW(기가와트)다. 500MW(메가와트)급 LNG 복합 화력 발전기 10기를 대체할 수 있다.

석탄 발전소는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가동을 늘린다. 기후부는 현재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기간을 운영해 주중에는 석탄 발전기의 출력을 80%로 제한한다. 주말에는 일부 석탄 발전기 가동을 멈춘다. 하지만 LNG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 제한을 풀고 활용한다는 것이다.

발 빠른 대응책에 나선 배경엔 ‘한국전력 200조원 부채’ 트라우마가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국내 발전 단가도 크게 뛰었지만 전기 요금은 제때 인상되지 않았다. 당시 역마진 탓에 한전은 200조원 넘는 부채를 떠안았다.

현재 중동 지역 위기감 탓에 에너지 가격 동향은 불안정하다. 아시아 지역 원유 가격의 기준인 두바이유는 공습 직전이던 2월 27일 배럴당 71.24달러(10만4900원)에서 9일엔 125달러까지 급등했다가 현재는 105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북아 LNG 현물 가격 지표로 쓰이는 JKM(Japan Korea Marker)도 같은 기간에 50%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