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구로구의 한 주유소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고운호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급등해온 국제 유가가 간밤에 숨을 고른 가운데, 서울 지역 휘발유·경유 평균 가격도 10일 오후 하락 전환했다. 다만 전국 평균 기름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949.13원으로 전날보다 0.40원 하락했다. 같은 시각 서울 경유 평균 가격은 L당 1971.18원으로 0.35원 내렸다. 서울 지역 기름값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터진 이란 사태와 맞물려 3월 들어 이날 오전까지 열흘 내내 올랐다.

다만 상승 폭은 점차 둔화해왔다.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해두려는 운전자들의 선제적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됐고,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지 말라는 정부 압박도 가격 하락 전환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과 대전의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도 전날보다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전국 평균으로 보면 기름값은 여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인천·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시도 가격은 오르고 있어서다.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07.31원으로 전날보다 4.64원 올랐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L당 1931.91원으로 5.45원 상승했다.

9일(현지 시각)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8.96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77달러로 집계됐다. 둘 다 전장보다 오르긴 했으나 장 중 한때 110달러를 돌파했던 것에 비하면 장 후반 많이 진정된 셈이다. WTI와 브렌트유는 장외 거래에서 가격이 80~90달러대로 더 내려간 상태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전략 비축유 방출 등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BS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점이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위기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해협 봉쇄로 수출길이 막힌 주요 산유국들은 감산에 나서고 있다.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곧장 풀린다고 해도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석유 수출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6∼7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