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석 달 만에 추가로 국산 가스터빈 수출 계약을 따냈다. 작년 10월 국산 가스터빈 2기를 처음으로 수출한 데 이어, 작년 12월에 3기, 이번에 7기를 추가로 계약하면서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공급하게 된 가스터빈은 총 12기로 늘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7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고객사 요청으로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상대는 비공개지만, 업계에서는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기업이 짓는 데이터센터에 가스터빈과 발전기를 2029년 5월까지 매달 1기씩 순차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설비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국산 가스터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스터빈은 켜고 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적어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핵심 장비로 주목받고 있다.
핵심 경쟁력으로는 ‘기술 신뢰성’과 ‘납기 경쟁력’이 꼽힌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1만7000시간 실증을 완료해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고, 이번 계약까지 총 23기를 수주하게 됐다.
가스터빈 시장에서는 미국 GE버노바, 독일 지멘스에너지, 일본 미쓰비시파워 등이 대표적인 강자였으나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하는 데만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가스터빈 후발 주자인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시장까지 진출할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휴스턴에 있는 자회사 ‘두산 터보머시너리 서비스(DTS)’를 통해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이 총 12기로 늘어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며 “경쟁력 있는 가스터빈 제품과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