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주유소 벽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 정보가 표시돼 있다. / 박성원 기자

이란 사태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기름값이 폭등세를 보이자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가격 과다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알뜰주유소가 인근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가 안정에 기여하도록 만든 정책인 만큼, 과도한 가격 인상 흐름에 동참하지 말라는 취지다.

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전날 전국 알뜰주유소에 ‘판매 가격 과다 인상 자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문자 공지를 통해 “최근 일부 알뜰주유소가 판매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2월 28일 이후 가격 인상 폭이 현저히 높거나 과도한 마진을 취하는 등 국가 정책에 부응하지 않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추가 할증, 평가 감점, 계약 미갱신 등 필요한 관리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석유공사는 “특히 최근 매입한 물량에 대해 향후 가격 상승 전망을 이유로 매입 단가 대비 과도하게 가격을 인상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며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운영되는 알뜰주유소의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지난 2011년 기존 정유사 중심의 과점 구조를 완화하고 시장 경쟁을 유도하고자 도입했다. 시중보다 저렴한 판매 가격을 유지하며 주변 주유소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작년 말 기준 전국의 알뜰주유소는 총 1318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12.3%를 차지한다.

이날 서울의 일부 알뜰주유소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가격인 L당 1899원에 보통 휘발유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사업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 사업자가 분위기에 편승해 알뜰주유소 취지를 무시하고 유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계약 갱신 없이 사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874.2원으로 전날보다 39.9원 상승했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38.2원 오른 1927.3원을 기록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초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