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5500억달러(약 8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 후보로 웨스팅하우스의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5일 보도했다. 원전은 우리 정부와 에너지업계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라, 미국이 머잖아 한국과도 원전 신설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미 웨스팅하우스의 대형 원자로를 활용한 원전 건설, 미 팰콘 코퍼(Falcon copper)의 구리 정제련 시설 건설 등을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오는 19일 미국에서 이뤄질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를 공식 발표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픽=박상훈

미·일이 협상 중인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은 1000㎿급 AP1000 원자로 및 SMR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추정된다. 당시 미쓰비시 중공업,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이 참여하고, 예산은 ‘최대 1000억달러’로 명시됐다. 20억달러 규모 미 서부 지역의 구리 정제련 시설은 미국 회사인 팰콘 코퍼의 사업인데, 여기에 일본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와 에너지업계 안팎에선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을 계기로 한국과도 원전 신설 논의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 요청으로 루이지애나 LNG 터미널 건설 투자가 사실상 1호 투자 프로젝트로 논의되고 있지만, 다음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원전 신설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통상 당국은 이미 미국 측에 한국형 대형 원전 APR 1400 신설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APR1400은 한국이 웨스팅하우스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1400㎿급 가압 경수로로, 일본이 짓겠다는 AP1000보다 발전 용량이 40% 더 크다. UAE에 성공적으로 수출하며 ‘온타임 버짓(납기 일정·예산을 모두 맞추는 것)’ 강점을 발휘하기도 했다.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협정 탓에 막혀 있던 한수원·한전의 미국 진출 길도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미 양국 정부 주도로 웨스팅하우스와 협의할 경우 미국 내 APR1400 진출이 가능해지고, 우리 기업들이 장기간 낙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지곤 한국전력산업중소사업자협회장도 “두산에너빌리티 등 일본보다 원전 건설 경험이 앞선 한국 기업이 많아, 만약 미국이 AP1000을 선택하더라도 한국 기업에 일정 부분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한·미·일 3국이 원전 건설을 두고 협력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