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NCC)인 여천NCC가 4일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나프타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제품 공급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렵다고 고객사에 통보한 것이다.
6일 석유화학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여천NCC는 고객사에 보낸 서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3월 인도 예정이던 원료 나프타의 도착이 크게 지연됐다”며 “3월 4일부터 모든 생산 시설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가항력이란 전쟁·천재지변 등 당사자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사태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진 경우, 공급자가 불이행에 따른 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조항이다.
여천NCC는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이 약 229만t에 달하는 국내 최대 단일 에틸렌 생산 거점이다. 현재는 3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1·2공장만 운영 중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 투자한 이 회사는 한화솔루션 등 고객사에 에틸렌과 같은 기초 석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천NCC 고객사들은 당장은 한 달 치 비축분을 갖고 있어서 원료 수급에 큰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등의 기반이 되는 원료 공급이 장기간 끊기면, 공장 가동률을 낮추거나 다른 공급처를 찾는 등 운영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원료·제품 비축분을 갖추고 있어 수급에 어려움이 없다”면서도 “자칫 사태가 길어지면 수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