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의 피지컬 AI(인공지능) 전략 성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물리적 신체나 형태로 구현돼 직접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피지컬 AI가 미래 시장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부상하는 가운데, LG 계열사들은 각자의 강점을 모아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로봇 완제품은 LG전자가, 센서는 LG이노텍이,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시스템 통합은 LG CNS가 맡는다. 두뇌 역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 ‘엑사원(EXAONE)’이 맡아 계열사 간 연결을 뒷받침한다.
◇LG전자·이노텍, 로봇 ‘몸’을 만든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선보인 가정용 로봇 CLOiD(클로이드)를 비롯해 산업용 로봇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작년 1월 인수한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서비스·배송 로봇, 자회사 로보스타를 통한 산업용 로봇 역량을 확보했다.
LG전자는 로봇을 완제품으로만 보지 않고 부품까지 내재화해 외부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간형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액추에이터는 전기 신호를 물리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부품으로, 로봇의 팔·다리·손가락 동작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다. LG전자는 60년 넘게 쌓아온 모터 설계·생산 역량을 발판 삼아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요구되는 고정밀·고출력 액추에이터는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부품 단가와 기술 난이도가 높아 전체 시장 내 비중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용 액추에이터 시장은 2023년 약 138억달러에서 2030년 약 400억달러(약 5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6.4%에 달한다.
LG이노텍은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를 로봇에 적용하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로봇용 부품의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 상태로,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배터리·시스템 통합… 그룹 차원 협력 체계 완성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배터리 장착 공간이 크지 않고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LFP보다 NCM 배터리가 적합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NCM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양극재로 사용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무게 대비 출력이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LG CNS는 K-엑사원 컨소시엄에 참여해 기업·정부 서비스용 데이터와 산업 분야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한편, 협동 로봇·이동 로봇(AGV·AMR) 등을 고객사 생산 현장에 적용하며 피지컬 AI 관련 매출을 창출 중이다. AGV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무인 운반차, AMR은 스스로 경로를 판단해 이동하는 자율 이동 로봇을 뜻한다.
글로벌 AI 로봇 기업인 스킬드AI, 유니트리와 함께 산업용 로봇 설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LG CNS는 스킬드AI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고객사 현장에 맞게 튜닝해 유니트리의 로봇에 탑재하고, 관제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생산 시설을 구축·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