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을 두고 경쟁 중인 한국과 독일이 ‘분할 발주’라는 변수를 맞게 됐다. 캐나다 정부가 이르면 오는 4월 초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총 12척 잠수함을 한국과 독일에 각각 6척씩 발주하는 것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한국 한화그룹과 독일 TKMS(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는 지난 2일(현지 시각) 캐나다 정부에 잠수함 건조 계약을 위한 최종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날 현지 유력 일간지 ‘더 글로브 앤 메일’은 복수의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독일의 Type-212CD 잠수함 6척을 대서양 연안 초계에 투입하고, 한국의 KSS-III 배치-II 잠수함 6척을 태평양 연안 및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할 발주 카드는 캐나다 측이 잠수함 수주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 ‘캐나다 현지 투자’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산업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캐나다는 잠수함 사업의 반대급부로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자국 내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요구해왔다. 다만 캐나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양국 제안서에는 자동차 산업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방산 MRO(유지·보수·정비) 공급망과 수소 전지 인프라 등 에너지 분야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할 발주가 현실화될 경우, 캐나다로선 한국과 독일 양국 모두에서 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나토(NATO) 방산 시장에 본격 진입하는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절반 수주도 의미가 클 수 있다. 하지만 MRO를 포함해 60조원 규모 사업을 절반씩 나눠 가져야 하고, 부품 공급망 관리와 후속 군수 지원 체계가 이원화되면서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HD현대와 ‘원팀’ 체제를 꾸려 대응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일감 배분과 역할 조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 측은 분할 수주 가능성에 대해 “조달정책 및 방법은 캐나다 정부의 판단이자 권한”이라고 밝혔다.